“한국서 최고의 축구인생” 최고 용병 데얀 작별인사

입력 2014-0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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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에서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로 이름을 떨친 데얀이 고별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에서 뛰었던 7시즌을 추억했다. 상암|김민성 기자

“이동국 대단했고 김신욱 존경” 라이벌 꼽아

외국인 선수를 보통 용병(傭兵)이라 부른다. 본래 뜻은 돈을 주고 고용한 병사다. 국내 프로축구에서도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 외국인 선수 영입이다. 이들이 K리그에 오는 가장 큰 이유도 돈을 벌기 위해서다. 구단 관계자나 에이전트들도 솔직히 외국인 선수에게 이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데얀(33)의 고별 기자회견은 남달랐다. 장쑤 세인티(중국) 이적이 확정된 데얀을 위해 FC서울이 마련한 자리였다.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데얀이 서울을 떠나게 된 가장 큰 배경도 돈이다. 데얀은 “난 프로다. 중국에서 가족과 나의 삶이 나아지길 원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를 돈만 벌어간 외국인 선수로 평가절하하기에는 K리그에 남긴 족적이 너무 뚜렷하다. 데얀은 2007년 인천 유니폼을 입고 데뷔 첫해 19골3도움을 기록한 뒤 이듬해 서울로 이적해 6시즌동안 122골33도움을 올렸다. 프로축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K리그 득점왕(2011∼2013)에 올랐다. 서울에서 두 차례 리그 우승(2010, 2012)과 한 차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2013)을 맛봤다. K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라 해도 무방하다.

데얀은 수많은 취재진을 보며 “솔직히 이렇게 많은 기자들은 처음이다. 서울에서 6년은 아름다웠다. 한국에서 축구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K리그를 주름 잡는 공격수였지만 그에게도 천적이 있었다. ‘양 곽’이었다. 데얀은 “울산 곽태휘(현 알 힐랄)와 수원 곽희주는 정말 뛰어난 수비수다. 때로 다투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좋은 상대였다”고 털어놨다.

라이벌로는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 그리고 과거 수원에서 뛰었던 에두를 꼽았다. 데얀은 “이동국은 대단했다. 예전에 비해 200% 발전한 김신욱도 존경한다. 에두는 다른 차원의 선수였다”고 높게 평가했다. 팀 동료였던 정조국(현 경찰축구단)과 몰리나에 대해서도 엄지를 들었다. 데얀은 “앞으로 서울과 경기하고 싶지 않다. 만약 서울을 만나게 되면 골을 넣어도 세리머니는 안 하겠다”며 또 한 번 애정을 드러냈다.

상암|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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