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지명 11명…뒷거래 의심”
“구단이 나에게 모든 책임전가”
K리그 드래프트 문제로 감독 경질 위기
K리그 챌린지(2부) 부천FC와 곽경근 감독이 진흙탕 싸움을 벌일 기세다.
부천은 작년 팀을 이끌었던 곽 감독을 경질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 관계자는 7일 “조만간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입장을 취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로써 곽 감독은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열린 2014 K리그 드래프트가 화근이었다. 곽 감독은 이 자리에서 선수 17명(자유선발 1명 포함)을 선발했다. 다른 챌린지 구단이 보통 4∼5명 뽑은데 비해 부천은 대규모의 인원을 선발한 것이다. 번외지명이 11명에 달할 정도로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뽑았다.
그런데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곽 감독이 직접 운영했던 곽경근축구클럽의 고교 졸업생들이 공교롭게도 부천이 선발했던 선수들의 대학교로 진학했다. 부천의 U-18 팀으로 운영되면서 챌리저스리그에서 1승1무14패 최악의 성적을 냈지만 대다수 선수들이 수도권의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며 의혹을 부추겼다. 곽 감독은 선수 주고받기 의혹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부천 축구팬들은 곽 감독의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K리그 팀은 규정에 따라 유스 클럽을 반드시 운영해야 한다. 부천은 시의회에 발목이 잡혀 창단작업이 늦어졌고, 급하게 2부 리그에 입성하면서 준비가 소홀했다. U-18 팀을 자체적으로 꾸리지 못하고 곽경근축구클럽의 선수들을 양도받으면서 외형을 갖췄다. 구단 행정이 졸속으로 처리되면서 논란을 키운 꼴이다.
곽 감독은 8일 오전 부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입장을 전하기로 했다. 곽 감독은 구단이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단의 운영 행태를 꼬집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도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