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다시 보기] Ⅰ. 김광석, 시대·세대 아우르는 힐링의 노래

입력 2014-01-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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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광석은 노래로 삶과 세상과 사랑을 이야기했다. 정겨운 웃음주름으로 통기타 하나 달랑 메고 노래로써 당대 청춘들과 교유했던 그의 환한 미소. 2014년 1월, 더욱 더 그립다. 사진은 ‘김광석 다시 부르기Ⅰ’ 재킷에 그려진 캐리커처. 스포츠동아DB

주말기획|‘불멸의 가객’ 김광석 입체분석

■ 왜 다시 김광석인가?

세상 떠난 지 18년…김광석 열풍 넘어 현상으로
뮤지컬·콘서트에 예능 프로까지 잇따라 재조명
20년 전의 청춘·현재의 청춘 그의 노래로 소통


휘발성 강한 디지털 음원의 홍수 속에서도 시들지 않는 노래. 수없이 명멸하는 가수들의 이름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된 이름.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 지 18년이 지났지만 그 이름과 노래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푸르게 돋아나고 있다.

요즘 대중문화계 화두는 ‘김광석’이다. 방송, 뮤지컬, 공연, 출판 등 여러 분야에서 김광석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제 ‘김광석’은 ‘열풍’을 넘어 ‘현상’이 되고 있다.


● 시와 노래는 대중문화계 애달픈 양식

작년엔 김광석 노래를 소재로 한 뮤지컬만 세 편이 제작됐다. 작년 봄 ‘그날들’에 이어 ‘바람이 불어오는 곳’ 시즌2가 26일까지 공연되고, 또 다른 김광석 주크박스 뮤지컬 ‘디셈버:끝나지 않은 노래’가 29일까지 서울에서 무대에 오른 뒤 대구, 부산 등 지방으로 이어진다.

그의 18주기 기일인 6일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는 올해에도 김광석추모사업회가 주최한 ‘김광석 따라부르기 2014’가 열렸다. 8일 대구에 이어 15일에는 부산에서 ‘김광석 다시부르기’ 콘서트가 열린다. 박학기와 한동준 동물원 유리상자 자전거탄풍경 등 고인의 벗들이 참여한다.

안방극장에서도 ‘김광석 콘텐츠’가 넘쳐난다. KBS 2TV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가 2011년에 이어 이달 말 ‘김광석’ 편을 방송한다. 모창가수와 고인이 노래대결을 벌인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2’도 큰 화제를 모았다. MBC는 작년 8월 MBC ‘다큐스페셜’을 통해 김광석의 삶을 조명한 바 있다.

이 밖에 김광석이 생전에 남긴 일기와 메모 등을 엮은 책 ‘미처 다 하지 못한:김광석 에세이’(예담출판사)도 최근 출간됐다. 그가 태어난 대구 대봉동 방천시장의 ‘김광석 거리’엔 주말이면 1000명이 모여 벽화 속 김광석을 바라보고 노래한다. 김광석이 남긴 음악의 향기는 세월을 따라 더욱 짙어만 가고, 그는 영원한 가객이 되고 있다.


● 그의 노래는 나의 삶, 나의 위로

“그의 노래는 듣는 사람 모두에게 자신의 이야기라는 느낌을 준다”는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의 말처럼, ‘김광석 현상’은, 세대가 공감하는 그의 흡인력 있는 노래에서 비롯된다. 가수 아이유는 “나 같은 어린 친구들이 들어도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다”고 했고, ‘디셈버’ 주인공 김준수는 “김광석 노래의 힘은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라고 했다.

김광석의 노래는 모두의 삶이었고 또 위로이기도 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서 위로를 얻고, 또 부르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각박한 세상, 위로는 더욱 온기를 얻는다. 뮤지컬 ‘그날들’의 장유정 감독은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가만히 옆에서 ‘괜찮다, 괜찮다’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다”고 했다.

작년 ‘불후의 명곡2’에서 ‘서른 즈음에’로 우승한 가수 문명진은 “김광석 노래는 낭독만으로도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래서 김광석 노래를 할 땐 음정·박자에 대한 걱정이 들지 않는다. 술에 취해 위태롭게 불러도 되고, 울면서 목이 갈라져 가래 끓는 소리가 섞여 나와도, 동요처럼 수수하게 불러도 가슴 속 깊이 감정들이 스며든다”고 말했다.

‘김광석 다시부르기’ 관계자는 “영원히 32세에 머물러있는 것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김광석의 노래는 그 푸름이 더해진다. 이제 그의 노래들은 ‘청춘의 이정표’가 되어 삶의 골목 어귀마다 기다리고 서서 우리를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고 있는 듯하다. 20년 전의 청춘들에도, 현재의 청춘들에도 김광석의 노래는 잠시 그 밑에 걸터앉아 쉬어갈 이정표이자 안식처”라고 평가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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