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빅리그 개척자 노모와 박찬호, 그리고 명예의 전당

입력 2014-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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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스포츠동아DB

123승109패, 방어율 4.24. 성적만 보면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성은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이 주인공은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모두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신인왕을 차지했고, 무엇보다 동양인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 개척자였다. 그러나 명예의 전당 득표는 총 유효표 571표 중 6표뿐이었다.

한 때 박찬호(41)의 ‘목표’였던 노모 히데오(46)의 이야기다. 많은 국내 야구팬들이 노모의 명예의 전당 도전을 관심 있게 지켜본 건 2016년 자격을 획득하는 박찬호 때문이었다. 그러나 노모는 6표로 득표율 1.1%를 기록했다. 헌액 기준인 75%는 물론, 후보 자격 유지기준인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로써 노모는 더 이상 명예의 전당 헌액 투표 후보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명예의 전당행 꿈은 완전히 사라졌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는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활약한 선수가 리그에서 은퇴한 지 5년 후에 입회 후보 자격을 주는데, 노모의 탈락과 함께 박찬호의 2016년 득표 전망은 매우 어두워졌다. 미국에서 17년 동안 124승98패, 방어율 4.36을 기록하며 아시아 투수 중 가장 많은 승리를 기록한 박찬호지만 명예의 전당 벽은 그 만큼 높다.

미국 CBS스포츠는 10일(한국시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명예의 전당 판세를 전망하면서 박찬호에 대해서는 노모와 마찬가지로 ‘한 번의 투표에 그칠 선수’로 분류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메이저리그 출장 경력 자체를 매우 높이 평가한다.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 활약해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업적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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