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다칠라…‘육아 예능’ 부작용 크다

입력 2014-01-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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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아빠! 어디가?’(위)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인기로 각 방송사가 ‘비슷하지만 다른’ 육아 예능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제공|MBC·KBS

■ 육아 예능 인기, 그 명과 암

‘웃찾사’ 추성훈 패러디, 가족 비하
인신공격 ‘아빠! 어디가?’ 후 안티카페 여전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 등 베끼기 논란도

시청자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 육아 예능프로그램이 화제만큼이나 논란을 불러 모으고 있다.

MBC ‘아빠! 어디가?’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육아 예능프로그램은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스타 아빠들의 모습과 함께 그 자녀들의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내며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인기와 관심이 높아질수록 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가족도 연예인?…“지킬 건 지키자”

지난 주말 온라인상에서는 SBS 개그프로그램 ‘웃찾사’가 누리꾼의 집중적인 비난의 포화를 맞았다. 10일 처음 선보인 ‘초사랑’ 코너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추성훈과 부인 야노 시호, 딸 사랑의 이야기를 패러디하는 개그 소재로 사용해 논란이 됐다. 개그맨 정세협과 장슬기 등이 추성훈 가족을 묘사하면서 과도한 표정과 말투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가족 비하와 인격 모독의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그럴 의도는 없었다”며 추성훈 가족과 시청자에게 사과하고 코너를 폐지하기로 했다.

‘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인 윤민수의 아들 후의 안티카페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해 개설된 안티카페는 윤후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로 논란을 모았다. 당시 윤민수는 아들이 상처받을 것을 우려해 일정 기간 학교에 보내지 않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현재 제작진과 윤민수 측은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논의 중이다.

방송가에서는 이 같은 사례에 비춰 “스타의 가족에 대한 지나친 사생활 침해나 관심은 자제돼야 한다”면서도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를 주문했다. 한 관계자는 “육아 예능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면서 점차 아이들을 상품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아이들의 이름을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천생여자’ ‘거친 상남자’ 등 성차별적 문구 등 불필요한 자막도 삼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빠! 어디가?’. 사진제공|MBC



● 베끼기·과도한 PPL 논란

‘아빠! 어디가?’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인기를 끌자 유사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베끼기’ 논란을 빚기도 한다.

연예인들이 손자들을 돌보는 내용을 담아내 13일부터 방송하는 SBS ‘오! 마이 베이비’, 미혼의 남성 연예인들이 베트남에서 보모 역할을 맡는 케이블채널 tvN ‘꼬꼬댁 교실 인 베트남’, 연예인들이 일반 가정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MBC 에브리원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 등이 해당 프로그램들이다. 관계자는 “여기서도 애를 키우고, 저기서도 애를 키운다는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화하지 않으면 시청자의 피로감만 높아질 것”으로 우려했다.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에 찬물을 끼얹는 PPL(간접광고)도 문제다.

이들 프로그램에는 기저귀, 물티슈, 건강보조식품, 디지털복합가전기 등 노골적인 홍보성 소품이 등장한다. 방송 이후 ‘OOO유모차’, ‘OOO기저귀’ 등 아이들의 이름에 상품을 붙이는 홍보 방식도 활용된다. 이처럼 과도한 PPL은 ‘가족 예능’이라는 당초 취지와는 멀어 보인다는 방송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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