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김유영을 전훈에 데려가지 않은 이유

입력 2014-01-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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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1순위 지명 좌완이지만 애리조나 캠프 제외
고교 때 무리한 탓, 휴식 후 장기적 육성 목적
대졸 신인만 데려가 즉시전력으로 키우기로

롯데는 15일 출발한 미국 애리조나와 사이판 스프링캠프에 선수 48명을 파견했다. 어느 해보다 많은 숫자다. 2014시즌 대반격을 향한 결의가 읽힌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많은 숫자를 데려가 경쟁을 시키겠다”고 밝혔다.

신인 중에서도 4명이 캠프에 합류했다. 투수로 건국대 출신 문동욱, 연세대 출신 이인복, 경희대 출신 심규범과 더불어 영남대를 졸업하는 외야수 신원재가 뽑혔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졸 신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롯데의 1순위 우선지명 신인투수인 김유영은 캠프에 가지 못했다. 김유영은 롯데 2군 훈련장인 김해 상동구장에 남아 훈련한다. 경남고를 졸업하는 좌완 김유영은 롯데가 연고지역 지명권을 행사해 선택한 뒤 계약금을 2억원이나 안겨준 기대주다. 이런 김유영을 전훈에 데려가지 않은 것은 그의 경남고 은사인 롯데 이종운 3군 수석코치의 의중이 작용한 결과다.

공교롭게도 이 코치 역시 올해부터 롯데 코치로 영입됐다. 경남고 사령탑 시절 3년간 김유영을 에이스로 기용했던 이 코치는 누구보다 그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있다. 특별한 부상은 없지만, 더 무리하면 몸이 망가질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이 코치는 김 감독에게 “캠프에 데려가는 것보다 한국에 남겨두고 장기적으로 몸을 만드는 편이 낫다”고 건의했다. 김 감독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투수 한 명이 아쉽지만 기대주라고 서둘러 실전에 투입하지 않고, 선수의 미래를 생각한 것이다.

롯데는 최근 김원중, 송주은 등 고졸 투수를 1순위 지명으로 뽑았지만 부상 탓에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그래서 김유영을 포함한 고졸 선수들은 3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유영도 “전훈에 못간 것은 전혀 아쉽지 않다. 다만 내 공을 자신 있게 던지는 것만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1군에도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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