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 “애국가 한 번 부르고 경기하면 돼”

입력 2014-0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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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애런 헤인즈(오른쪽)가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전주 KCC전에 앞서 자신이 경기 도중 왼쪽 팔꿈치로 옆구리를 가격해 부상을 입힌 김민구(왼쪽)에게 다가가 사과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허재 감독, 헤인즈 공개사과 뜻에 “그럴 수도 있지”

애런 헤인즈(서울 SK)는 지난해 12월 14일 홈경기 도중 무방비 상태의 김민구(전주 KCC)를 경기 중 가격하는 상식 밖의 행동을 저질렀다. 한국농구연맹(KBL)은 헤인즈에게 2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SK도 자체적으로 3경기 출장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헤인즈는 9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부터 다시 코트에 나서고 있지만, 팬들은 그에게 야유를 보냈다.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KCC전은 ‘고의 가격 사건’ 이후 양 팀이 만나는 첫 경기로 관심을 모았다.

SK는 경기에 앞서 헤인즈가 팬들 앞에서 김민구에게 공개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했다. 하지만 KCC측은 퍼포먼스보다는 자연스럽게 양 선수가 만나길 원했다. KCC 허재 감독은 “농구를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지 않나. 다 지나간 일인데 유별나게 그럴 필요가 없다. 애국가 한번 부르고 경기하면 된다”는 뜻을 피력했다. 결국 헤인즈는 경기 전 몸을 푸는 과정에서 김민구를 만나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민구는 “나도 선수다. 사람이니까 실수를 할 수 있지 않나. 사과하는데 웃으면서 넘겨야지 어쩌겠나”라며 화해의 메시지를 던졌다. 하지만 심신의 상처가 모두 치유된 것은 아니다. 김민구는 헤인즈의 옆구리 가격으로 코트에 넘어지면서 발목을 다쳤다. 발목 상태는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100%%가 아니다. 정신적인 충격은 더 컸다. KCC관계자는 “김민구의 컨디션이 잘 올라오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울산 모비스, 창원 LG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SK는 헤인즈의 복귀 이후 6경기에서 3승 3패를 기록하게 됐다.

잠실|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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