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에이스’ 김정은 “동료애로 버틴다”

입력 2014-0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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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진제공|WKBL

포인트가드 도움없이 득점 3위 고군분투
“미안해 하는 동료들 보면 더 힘이 나요”
하나외환, 5위 KDB생명에 57-61 패배

여자프로농구 하나외환의 주포 김정은(27)은 ‘고독한 에이스’다. 매 시즌 발군의 득점력을 뽐내고 있는 그녀는 올 시즌에도 평균 16.2점을 올리며 모니크 커리(KB스타즈), 쉐키나 스트릭렌(신한은행)에 이어 득점 3위에 올라있다. 국내선수 중에선 1위다. 13일 신한은행전에선 정규리그 개인통산 5000득점 돌파(프로 9호)의 금자탑을 세웠다.

하나외환은 김지윤(현 신한은행 코치)의 은퇴 후 포인트가드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김정은의 득점은 이미선, 최윤아 등 리그 정상급 게임메이커의 도움 없이 개인의 능력으로 올리는 것이어서 더 큰 의미를 지닌다. 걸출한 포인트가드가 없는 팀 사정으로 인해 김정은은 매 경기 상대의 집중견제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인센터 나키아 샌포드의 존재감도 지난 시즌만 못하다. 김정은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타 팀에 비해 공격 옵션이 부족한 하나외환은 김정은의 득점이 저조한 경기에선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 때문에 김정은은 매 경기 겹겹이 몰려드는 상대 수비를 따돌리면서 공격하랴, 상대 주포를 수비하랴 이만저만 애를 쓰는 게 아니다. 김정은 스스로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고 토로할 정도다.

지친 김정은을 일으키는 힘은 바로 ‘동료애’다. 하나외환에는 ‘꿀 패스’를 해줄 포인트가드는 없지만 김정은을 위해 스크린을 걸고 몸을 날리는 든든한 동료들이 있다. 김정은은 22일 KDB생명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동료들이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 오히려 나를 위해 고생하는 동료들에게 고맙다”며 “비록 팀이 최하위에 머물러 있지만 어려움을 잘 헤쳐 나가고자 한다. 내 자신에게 관대해지고 싶지 않다.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더 힘을 내야 한다”고 다부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러나 승리는 또 한번 하나외환의 품을 비껴갔다. 하나외환은 57-61로 져 5위 KDB생명과 다시 2경기차로 벌어졌다. 반면 KDB생명은 천신만고 끝에 7연패를 끊고 4위 삼성생명을 1게임차로 추격했다.

구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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