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김신욱 ‘밸런스의 비밀’

입력 2014-0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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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스포츠동아DB

김신욱. 스포츠동아DB

■ 코스타라키전 결승골…원톱 진화

브라질 전훈 중 코치로부터 상하체 균형 약점 지적
식당·숙소서도 맹훈련…머리 아닌 발로 골 원동력


축구대표팀 홍명보호의 공격수 김신욱(26·울산 현대)이 또 한번 돋보였다. 브라질을 거쳐 미국에서 진행 중인 대표팀의 1월 강화훈련에 참가 중인 김신욱은 26일(한국시간) 미국 LA 메모리얼 콜로세움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되며 1-0 승리를 책임졌다. 득점까지 10분이면 충분했다. 스트라이커로 나선 김신욱은 오른쪽 날개 고요한(FC서울)이 내준 패스를 오른발 슛으로 연결, 상대 골망을 출렁였다. 23번째 A매치 출전, 통산 3호골. 후반 41분 이승기(전북 현대)와 교체된 김신욱은 경기 최우수선수(MOM·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한국은 30일 샌안토니오 알라모 돔에서 멕시코와 동계훈련 두 번째 평가전을 갖는다.


● 진화의 비결은 끊임없는 노력

김신욱의 성장판은 닫히지 않았다. 공식 신장은 196cm이지만 몇 개월 사이 더 컸다. 현재 197.5cm다. 하지만 키만 큰 게 아니다. 노력하는 자세는 더 컸다.

작년 7월 동아시안컵을 마친 홍명보 감독은 김신욱을 향해 “경기 종료를 얼마 안 남긴 시점에 우리의 전술을 상대에게 미리 알려주는 건 치명적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여기에는 모든 게 함축돼 있었다. 제공권만 능한 선수라는 얘기다. 실망도 컸지만 이는 더욱 열심히 훈련에 매진할 수 있는 동기부여도 됐다. 작년까지 울산에 머문 일본 출신 도이자키 피지컬 코치의 개인 레슨도 모자라 개인 트레이너 이창현 씨가 짠 특별 프로그램까지 소화했다. 그 덕분에 작년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러시아 평가전(1-2 한국 패)에서 골 맛을 보며 존재감을 남겼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브라질 이구아수 캠프 초기, 김신욱은 대표팀의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로부터 따끔한 소리를 들었다. 휴식기 때 개인훈련을 열심히 했지만 이케다 코치의 성에 차지 않았다. 체력테스트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

이보다 확실한 자극은 없었다. 해법은 훈련이었다. 김신욱은 자신의 최대 단점으로 상·하체의 밸런스 부족을 꼽는다. 대표팀 체력훈련에서 가장 힘겨워하는 동작이 바로 균형 잡기 동작이다. 워낙 신장이 커 힘 배분이 어렵다. 이구아수에서도, 미국에서도 팀 훈련을 마친 뒤 숙소에 돌아오면 두 팔을 쭉 펴고, 한 쪽 다리를 들어올리며 균형 감각을 키우고 있다. 팔을 뻗은 채 쪼그리는 자세도 자주 취한다. 심지어 식당에서 방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를 때도 스텝을 밟는다. 일과 속 가능한 동작 하나하나를 훈련으로 바꿔가는 셈이다. 매일 그 시간을 늘리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대표팀 스태프는 “울산 선수들이 대체로 개인 훈련을 많이 하는데, (김)신욱이도 상당한 노력파”라고 칭찬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머리 대신 발로 골 맛을 본 것도 균형 잡기 훈련의 힘이 컸다. 하지만 아직 100% 만족할 수 없다. 체력도 완전하지 않다. 홍 감독은 “김신욱이 70분을 넘기면서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며 후반 교체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김신욱은 “초반부터 빠른 템포에 맞추다보니 평소보다 빨리 피로가 왔다. 체력적인 부담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자신에 대한 평가에 대한 빠른 인정과 이를 통한 자극, 끊임없는 노력이 바로 김신욱의 진화의 비결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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