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머리로…꼬여버린 ‘김신욱 활용법’

입력 2014-02-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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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훈 마친 홍명보호 딜레마

김신욱의 머리 향한 단조로운 공격 여전
키 작은 상대수비수까지 한국 전략 대처
“동료들이 돕지 않으면 김신욱 활용 한계”

홍명보호는 브라질 이구아수 강화훈련에 이어 미국(LA, 샌안토니오)에서 3차례 A매치를 갖고 1승2패(1골 6실점)를 기록했다. 유일한 득점은 첫 번째 평가전이던 코스타리카전에서 나왔고, 한국은 1-0으로 이겼다. 골 맛을 본 선수는 장신(197.5cm) 스트라이커 김신욱(26·울산 현대). 내친 김에 연속 골을 노렸던 김신욱의 목표는 이뤄지지 못했다. 코스타리카전 결승골을 향한 찬사도 잠깐이었다. 오히려 아픈 결과에 대한 비난의 중심에 섰다. 또 다시 ‘김신욱 딜레마’가 언급되고 있다.


● 김신욱 해답 찾기의 결말은?

최근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감독들은 효율적인 ‘김신욱 활용법’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어지간한 유럽 선수들에게 밀리지 않는 당당한 신체조건이나 소속 팀 울산에서 보여준 골 결정력이 증명하듯 하드웨어는 최고 수준이었지만 대표팀에서는 상황이 조금 달랐던 탓이다. 모두가 뾰족한 답을 찾지 못했다. 사실 홍명보 감독의 평가도 비슷했다. 작년 7월 동아시안컵을 끝으로 이후 평가전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며 “우리의 전술을 경기 종료를 얼마 안 남기고 상대에 미리 공개하는 건 치명적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헤딩에만 능한 소위 ‘반쪽짜리’ 선수로 판단했을 공산이 컸다.

이후 김신욱은 끊임없이 노력했다. 머리도 발도 강한 선수라는 걸 기록으로 보여줬다. 홍 감독은 제자의 땀을 외면하지 않았다. 작년 11월 평가전을 통해 재발탁한 김신욱을 이번 동계 강화훈련에도 동행시키면서 또 다른 가능성을 실험하려 했다. 미국 이동에 앞서 브라질 이구아수에서 1주일 훈련을 마친 홍 감독은 “공격수를 두 명(김신욱, 이근호)만 뽑은 건 둘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살피기 위함이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서는 케케묵은 과제가 부각됐을 뿐이었다. 상황이 급해지자 김신욱의 머리를 향해 볼을 전방으로 길게 내차는 형태의 단조로운 플레이가 계속됐다. 그 탓에 큰 신장의 미국 수비수들은 물론이고 멕시코의 비교적 작은 선수들까지 한국의 전략에 쉽게 대처할 수 있었다. 이는 홍 감독이 가장 우려한 전술 패턴이었다. 이구아수 캠프에서 홍 감독은 전술훈련을 할 때 김신욱에게 낮게 깔리는 볼을 자주 연결할 것을 주문했다. 훈련도 잘 진행됐다. 키 큰 선수가 낮은 볼을 잡을 때처럼 위협적인 장면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통하지 않았다. 김신욱에 대한 대표팀 동료들의 선입관은 아직 바뀌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이는 김신욱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김학범 스포츠동아해설위원은 “김신욱의 움직임에서 하고자 하는 열망을 읽을 수 있었다. 플레이가 나쁘지도 않았다. 찬스 포착도 특정 1∼2명에 집중되면 불가능해진다. 주변에서 돕지 못하면 한계가 나온다”고 진단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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