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동계올림픽]태극썰매 3대, 소치까지 운송비만 1억5000만원

입력 2014-02-05 03: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겨울종목 장비 이동도 큰 일거리
바이애슬론 총기, 운반허가증 받고 실탄도 사용량 정확한 계산 필요
공항수속 복잡해 5시간 전에 가야

지난달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전 종목에서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자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은 환호의 함성을 질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미국에 보관하고 있는 썰매를 러시아 소치까지 옮기는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2인승 두 대와 4인승 한 대 등 총 3대를 비행기로 보내야 했다. 대당 무게가 200kg 정도에 길이도 최대 3.8m에 달해 운반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연맹 관계자는 “창고에서 공항까지 차로 옮기고 비행기에 실어서 소치까지 운반하는 데 대당 약 5000만 원이 소요된다. 총 1억5000만 원 정도가 운반비로 나갈 것 같다”고 말했다.

소치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은 장비 이동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종목은 대부분 장비가 크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컨디션 유지에도 바쁜 선수들은 대회가 열리는 장소까지 장비가 무사하게 도착할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봅슬레이 대표팀은 운반 비용뿐 아니라 썰매에 달린 날 문제로 입출국 때 많은 시간을 공항에서 보낸다.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코치는 “공항에서 썰매에서 따로 떼어놓은 날이 칼이 아니라고 입국 관계자들에게 설명하는 것도 이제 익숙하다”고 웃었다.

장비에 날카로운 날이 달린 스켈리턴, 루지 등 썰매 종목과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의 종목 관계자들은 입출국 때 애를 먹기 일쑤다. 눈으로 보면 전혀 문제가 없지만 X선 검색대에서 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예전에는 스케이트화를 기내에 반입할 수 있었지만 보안 검색이 강화되면서 무조건 화물칸에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스케이트화를 화물칸에 보내는 것에 대해 선수들은 반가울 리 없다. 쇼트트랙의 한 선수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하드케이스에 넣은 스케이트화가 파손 없이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비행기에서 잠도 못 잘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 도중 사격을 하는 바이애슬론(사진) 선수들의 장비 운반 절차는 더욱 까다롭다.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 나갈 때면 미리 국내외 총기 운반허가증부터 받아야 한다. 총기는 보통 화물칸에 실리고 실탄은 비행기 기장 곁에 따로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실탄은 외국에서 사용하는 만큼 정확하게 계산해서 가져가야 한다. 혹시 남으면 국내 재반입이 어려워 무조건 해당 국가 주최 측에 주고 온다. 신용선 바이애슬론 대표팀 감독은 “비행기를 제때에 타려면 무조건 공항에 5시간 정도 일찍 나가야 한다. 수속에 꽤 시간이 걸리고 제출해야 할 관련 서류가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스노보드와 알파인 스키 등도 선수들도 장비가 길고 무거워 항공사의 위탁 수화물 한도인 23kg을 초과해 추가 요금을 물어야 할 때가 많다. 반면 장비 이동이 상대적으로 간편한 종목은 컬링이다. 하나에 19.1kg인 스톤 10개에 예비 스톤들까지 운반하는 것은 무척 어렵기 때문에 보통 대회 주최 측에서 스톤을 제공한다. 선수들은 스위핑을 할 때 쓰는 브룸만 챙겨 가면 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