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최진수의 함정수비 아시나요?

입력 2014-0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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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최진수. 스포츠동아DB

오리온스 최진수. 스포츠동아DB

■ 오리온스 ‘수비구멍’서 ‘수비 핵’으로

추일승감독, 파워·가로수비 약한 최진수 위해
베이스라인 포기·뒤에서 블록슛 가세 새 전략
수비 부담 줄자 득점 상승…팀도 반전의 계기


남자프로농구 오리온스는 4라운드 후반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선두권 팀들마저 위협하는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말 오리온스는 kt와의 4대4 트레이드를 통해 극심한 공격침체에서 벗어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트레이드 이후 오리온스의 달라진 공격력이 부각되고 있지만, 수비안정이 밑바탕에 깔려 있었기에 그 파급효과 또한 배가될 수 있었다. 파죽의 8연승 기간 동안 오리온스는 상대팀에게 단 한 번도 70점대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8일에는 리그 득점 1위에 올라 있는 모비스(평균 77.7점)마저 67점으로 묶었다.

최근 오리온스는 포워드 최진수를 활용하는 수비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최진수는 오리온스 팀 수비의 약점이었다. 상대 빅맨을 막기에는 버티는 힘이 부족했고, 스윙맨들을 막기에는 ‘가로수비’가 약해 번번이 돌파를 허용했다. 이는 시즌에 앞선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부터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의 고민거리였다. 기본적 수비가 되지 않자, 최진수의 기용폭을 넓힐 수 없었다.

이에 추 감독은 최진수의 수비 쪽에서 상대 공격이 전개될 경우 아예 베이스라인을 내주는 방향으로 수비전략을 새로이 짰다. 최진수가 앞 선에서 뚫리더라도 2m가 넘는 장재석(203cm)과 앤서니 리처드슨(201cm)이 있어 대응이 가능하다. 또 앞 선을 내준 최진수는 공격수 뒤를 쫓아 들어와 블록슛에 가세한다. 이 경우, 오리온스는 장재석∼리처드슨∼최진수가 상대 공격수를 둘러싸는 함정을 구축하게 된다. 최진수의 수비 약점을 활용해 ‘트랩’을 만드는 추 감독의 전략이었다.

추 감독은 11일 “3주 전부터 이 전술을 활용했는데, 효과가 좋다.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진수가 수비 부담을 덜면서 공격 자신감을 되찾은 것이 최대 수확이다”고 덧붙였다. 추 감독의 말대로 오리온스의 함정수비는 최진수의 자신감을 높이는 또 다른 효과를 불러왔다. 그동안 최진수에게는 수비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잖았다. 이는 공격에서까지 자신감 저하를 유발하며 악영향을 미쳤다. 최진수는 수비 부담을 덜면서 공격 집중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7.8점을 기록 중인 그는 연승기간 동안 평균 11.8점을 올렸다.

오리온스의 공격을 이끄는 가드 이현민은 “상대팀이 우리 수비에 좀처럼 대응을 못하더라. 수비가 잘 되니 공격도 잘 풀리고 있다. 상승세를 잘 이어나가서 시즌 끝까지 좋은 결실을 맺고 싶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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