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현기자의 여기는 소치] “심석희 클래스가 다르다”

입력 2014-02-1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심석희.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심석희.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외신들, 17세 쇼트트랙 여제 스피드에 감탄

독보적 스피드로 3000m 계주 결승행
저 선수는 누구인가? 외신기자들 깜짝
안정적 자세·지구력 등 군계일학 평가
500m서도 예선 통과…4관왕도 가능

“맙소사! 정말 빠르네요.(Oh, my god! She's so fast!)”

1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준결승. 한국대표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심석희(17·세화여고)의 질주를 지켜본 외신 기자들은 하나같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올림픽 무대에 처음 등장해 그녀를 잘 모르던 사람들도 알 수 있을 만큼 심석희의 레이스는 빛이 났다. 심석희가 마지막 2바퀴를 돌 동안 모두가 숨을 죽여 그녀의 모습을 지켜봤다. 경기가 끝나자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있던 한 외신 기자는 “저 선수는 누군가? 정말 인상적이다”며 고개를 흔들었고, 일본의 한 기자도 “토리노올림픽(2006년) 때 진선유를 보는 듯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심석희는 진선유 이후 에이스 부재에 시달렸던 한국여자쇼트트랙에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다. 이번 대회에서 1000m(22일)와 1500m(15일), 3000m 계주(18일)까지 3관왕을 노리고 있다. 13일 결승이 열리는 500m에서도 이미 예선을 통과한 만큼 잘 하면 4관왕도 넘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윤재명 남녀쇼트트랙대표팀 총감독은 “키가 크지만 스케이팅 자세가 가장 낮고 안정적이다”며 “순발력은 조금 떨어지지만 근지구력이 굉장히 좋다. 장거리에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심석희를 평가했다.

훈련할 때도 심석희가 스케이팅을 시작하면 휴식을 취하던 동료들이 그녀의 연습 장면을 지켜본다. 박승희(22·화성시청)나 이호석(28·고양시청)은 “석희야 좋다”를 연신 외치며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윤 감독은 “석희가 잘 한다. 같은 선수들이 봐도 잘 한다는 것이 느껴지니까 더 잘 하라고 박수를 쳐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아직 많이 모자라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심석희는 “잘 한다고 봐주시는 게 감사하다”며 수줍게 웃고는 “기회가 있으면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뿐이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열일곱, 어린 나이에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지만 심석희는 “관중석 소리가 큰 것 말고는 다른 건 크게 느끼지 못 하겠다”며 “부담을 안 가지려고 ‘올림픽도 다른 대회와 똑같다’고 생각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 (박)승희 언니가 말했듯이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주신다’고 생각하고 주어진 기회에 최선을 다하는 것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