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있던 금메달이 사라지는 순간.’ 박승희(왼쪽)가 13일(한국시간)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선두로 첫 번째 바퀴를 질주하던 도중 무리하게 끼어든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가 넘어지며 치는 바람에 함께 미끄러지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여자쇼트트랙 500m 16년만에 銅
넘어진 박승희 일어나 달리려다 안타깝게 또…
경기 중 왼쪽무릎 부상…15일 1500m 출전 포기
남자 1000m 신다운·이한빈은 준준결승에 진출
넘어지고 또 넘어졌지만 다시 일어나 레이스를 마쳤다. 무리하게 몸싸움을 펼친 영국 선수 때문에 동메달에 그친 박승희(22·화성시청)는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가 억울하게도 동메달에 머물렀다.
박승희는 13일(한국시간)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선두로 나선 첫 번째 바퀴에서 2차례나 넘어진 끝에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초반 거친 몸싸움으로 박승희와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를 쓰러트린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가 페널티를 받아 박승희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하위로 달린 덕에’ 유일하게 안 넘어진 리젠러우(중국)가 어부지리로 금메달, 폰타나가 은메달을 획득했다. 4년 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동메달 2개를 땄던 박승희는 개인 3번째 올림픽 메달을 얻었다. 이번 대회 한국의 2번째 메달.
한국은 쇼트트랙 강국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동계올림픽 여자 500m는 한 차례도 정복하지 못했다. 이 종목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은 1994년 릴레함메르대회 김소희와 1998년 나가노대회 전이경의 동메달이다.
500m 세계랭킹 4위 박승희는 10일 벌어진 예선전부터 쾌조의 컨디션으로 조 1위를 차지해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13일 준준결승에서도 조 1위로 준결승에 오른 박승희는 김아랑과 심석희의 탈락으로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러나 준결승도 조 1위로 가볍게 통과하며 메달 획득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앞서 벌어진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에선 신다운과 이한빈이 나란히 준준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5000m 계주 준결승 1조 경기에 출전한 남자쇼트트랙대표팀은 레이스 도중 미국 선수와 뒤엉켜 넘어진 탓에 3위에 그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편 박승희는 이날 넘어지는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15일 예정된 여자 1500m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