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소치동계올림픽은 이별의 무대이기도 했다. 한국스피드스케이팅의 맏형 이규혁도 500m와 1000m에서 혼신의 역주를 펼치며 올림픽 6회 연속 출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규혁, 혼신의 역주 후배들에게 귀감
네덜란드 밥 데용 눈물의 마지막 질주
피겨 코스트너 “올림픽 다시 참가 영광”
올림픽은 ‘기회의 장’이다.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새로운 스타들이 잇달아 등장했다. 반대로 떠나는 이들의 고별무대가 되기도 했다.
김연아(24·올댓스포츠)는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 이후 피겨스케이터로서 목적의식을 잃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평범한’ 일상을 꿈꾸며 1년 8개월의 짧지 않은 공백기를 거치기도 했지만, 결국 링크로 복귀했다. 물론 여기에는 단서가 달렸다. “소치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한다”였다. 올림픽은 ‘피겨 여왕’의 피날레 무대로서 적격이었다. 스스로는 “결과보다는 도전과 과정에 더 의의를 둔다”고 말했지만, 복귀와 더불어 혹독하게 자신을 단련한 김연아는 전 세계 피겨팬들에게 최고의 연기를 펼쳐 보이며 ‘작별’을 고했다.
한때 선수생활을 포기하려했던 캐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도 자신의 마지막 무대를 한껏 즐겼다. 그녀는 “밴쿠버올림픽이 끝난 뒤 내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했고, 그동안 이룬 업적에 만족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사건으로 인해 결과가 아니라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사람은 어려운 일을 겪으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알게 되고, 배우게 된다고 하더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스케이팅이었고, 결과보다는 다시 올림픽에 참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한국스피드스케이팅의 ‘맏형’ 이규혁(35·서울시청)도 500m와 1000m에서 혼신의 역주를 펼친 뒤 웃으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며 동메달을 목에 건 밥 데용(38·네덜란드)은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부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마지막 무대를 촉촉하게 적셨다. 루지 남자 1인승에서 은메달을 딴 알베르트 뎀첸코(43·러시아)는 1992년 알베르빌대회부터 7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고도 끝내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담담히 은퇴를 받아들였다.
떠나야 때를 알고 물러서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했다.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전력을 쏟은 뒤 마지막을 명예롭게 장식한 그들을 향해 이번에도 전 세계 스포츠팬들은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소치|홍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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