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공격적 스리백…열쇠는 김치우·차두리

입력 2014-0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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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 스포츠동아DB

■ ‘최용수표 스리백’ 집중분석

좌우 윙백 김치우·차두리 활동력 관건
적극 공격 가담…상대 수비수 괴롭혀야
김학범 위원 “윙백 뒷공간 커버는 필수”
2002년 브라질, 공격적 스리백 잘 구현

‘최용수표 스리백’의 열쇠는 차두리(34)와 김치우(31)가 쥐고 있다.

FC서울이 겨울훈련 내내 가다듬은 ‘공격적인 스리백’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은 25일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호주)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1차전에서 스리백 포메이션으로 2-0 승리를 낚았다. 서울 최용수 감독(사진)은 2011년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4-3-3, 4-4-2, 4-2-3-1 등 줄곧 포백을 주 포메이션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작년 시즌 막판 몇 차례 스리백을 시험 가동하며 올 시즌 본격 활용할 것임을 시사했고, 예상대로 센트럴코스트와 첫 경기에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포백은 2명의 중앙수비수와 2명의 좌우 풀백(fullback), 스리백은 3명의 중앙수비수와 2명의 좌우 윙백(wingback)이 포진한다. 스리백에서 좌우 윙백이 수비에 가담하면 수비 숫자가 5명까지 늘어난다. 일반적으로 스리백이 포백보다 더 수비지향적인 포메이션으로 알려져 있다. K리그에서도 최근 포백이 대세였다. 가끔 스리백을 쓰는 팀이 있었지만 상대 투 톱을 방어하기 위한 고육지책 성격이 짙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스리백이라고 다 수비적인 게 아니다. 공격적인 스리백이 뭔지 보여 주겠다”고 누차 강조했다. 최 감독은 ‘공격적인 스리백’이라는 화두를 K리그에 던져 이슈화했다.


● 공격본능 강한 윙백 필요

공격적인 스리백이 새롭거나 어려운 개념은 아니다. 김학범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공격적인 스리백의 핵심은 좌우 윙백에 있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좌우 윙백이 공격가담을 자제하면 수비적인 스리백, 반대로 적극 공격으로 나가면 공격적인 스리백으로 볼 수 있다.

공격적인 스리백을 가동하려면 말 그대로 윙(공격)과 백(수비)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수비자원이 있어야 한다. 강한 체력은 기본이다. 김 위원은 “공격에 익숙하지 않은 좌우 윙백들은 감독이 공격으로 나가라고 아무리 지시해도 마다하거나 머뭇거리고 움츠러든다. 이래서는 공격적인 스리백을 못 한다. 서울은 공격적인 스리백을 운용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된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좌우 주전 윙백인 김치우(왼쪽)와 차두리(오른쪽)는 빠른 스피드와 왕성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공격에 가담하는 스타일이다. 차두리의 백업 요원인 최효진(31)도 공격성향이 강하다. 최효진이 예전 포항에 있을 때 파리아스 감독은 스리백을 즐겨 썼다. 당시 최효진은 오른쪽 윙백으로 파리아스호의 키 플레이어였다.


● 옆구리를 지켜라

김 위원은 “좌우 윙백이 하프라인에서 상대 진영으로 10∼20미터 앞에서 플레이할 때 상대는 가장 방어하기 힘들다”고 했다. 사람으로 말하면 옆구리쯤 된다. 포백의 좌우 풀백이 스리백의 좌우 윙백을 마냥 방어하기도 애매하고 온전히 떼어 놓고 공격으로 나가기도 쉽지 않은 까다로운 위치다. 실제로 차두리와 김치우는 하프라인에서 전방으로 약간 앞선 지점을 끊임없이 오가며 센트럴코스트의 수비수들을 괴롭혔다.


● 윙백 뒷공간의 주인은

공격적인 스리백을 깨려면 윙백이 나간 뒷공간을 공략해야 한다. 김 위원은 “상대는 윙백이 공격에 가담했을 때 생긴 공간을 노릴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이 공간을 나머지 선수들이 얼마나 잘 커버해줄 수 있는지에 공격적인 스리백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 미드필더가 윙백의 공간을 메우러 들어가면 중원에 또 공간이 생긴다. 이 곳 역시 또 다른 선수가 커버해줘야 한다. 톱니바퀴처럼 10명의 필드플레이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빈 공간을 채워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 공격 스리백 대표는 브라질

스리백의 원조는 서독이다. 서독은 3-5-2 포메이션으로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을 제패했다. 당시 서독 스리백의 중심은 리베로 마테우스였다. 마테우스는 수비 뿐 아니라 경기 전체를 지휘하는 사령관이었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이 시도했던 포어리베로(스리백의 중앙수비수 1명이 앞으로 전진해 수비형 미드필더를 겸함)가 바로 서독식 스리백과 비슷한 개념이다.

최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스리백을 가장 잘 구현했던 팀은 브라질이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른 브라질대표팀이 첫 손에 꼽힌다. 당시 브라질은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지뉴 등 최고의 공격선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브라질 축구의 핵심은 좌우 윙백 카를로스와 카푸였다. 두 선수는 당대 최고의 공격가담을 보여줬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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