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팔’ 윤형배의 길고 긴 여정

입력 2014-03-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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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윤형배. 스포츠동아DB

특별지명으로 계약금 6억원에 NC에 입단
부진과 부상 겹쳐 2013년 1군에서 단 1개의 공도 못 던져
높은 프로의 벽, 아직 넘어야 할 산 많아


‘6억 팔’, ‘특급 신인’, ‘NC의 차세대 에이스 후보’라는 찬사가 따랐던 윤형배(20)는 현재 어떤 모습일까.

2013신인드래프트에서 모든 신인 중 가장 먼저 NC로부터 낙점 받은 윤형배는 고교시절 이미 시속 150km 이상의 빠르고 묵직한 공을 던져 큰 기대를 샀다. 그러나 2013시즌은 실망스러웠다. 한국프로야구의 높아진 수준은 특급 고졸 투수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직구의 위력은 정상급이었지만, 변화구와 제구력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부상까지 겹친 탓에 지난해 단 한 차례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2군에서도 7경기에 등판해 1패만을 기록했다. 14.2이닝 동안 볼넷 6개, 탈삼진 5개, 7실점으로 방어율 4.30을 남겼다.

NC 김경문 감독은 “계약금을 많이 받고 들어온 투수라고 해도 첫 해 잘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만큼 프로의 벽이 높다. 더 많이 기다리며 시간을 줄 생각이다. 본인도 급하게 생각할 것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구위를 회복했지만, 왼 손등 뼈에 금이 가는 부상으로 1군 데뷔가 불발되기도 했다.

그 사이 함께 특별지명으로 입단해 계약금 3억원을 받은 이성민이 1군에서 세이브 2개를 따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같은 해 9라운드에 지명돼 계약금 3000만원에 입단한 외야수 권희동은 지난 시즌 신인 최다인 15홈런을 기록했다.

윤형배는 2014시즌을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차근차근 훈련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공의 위력은 올라오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전력 구상에서 윤형배를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빠른 공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선택이다. 그러나 컨트롤이 여전히 불안하다.

윤형배는 27일 대만 치아이에서 벌어진 대만프로야구 EDA와의 연습경기에서 1.2이닝 동안 8타자를 상대하며 단 1안타도 맞지 않았다. 삼진도 3개나 잡았다. 그러나 위기에서 급격히 제구력이 흔들리는 약점도 보여줬다. 1-0으로 앞서던 5회초 수비 실책으로 주자가 출루한 뒤 연이어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4km로 지난해 캠프에서 보여준 152km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워낙 공의 회전이 좋기에 140km대 중반의 직구도 충분히 위력적이다. 필요한 것은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는 마인드와 컨트롤이다. NC 전력분석팀은 “아직 밸런스도 흔들리고, 원하는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급 신인에게는 아직 긴 여정이 더 기다리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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