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형우가 수비요정으로 거듭날 각오를 밝혔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통증 없이 마음 놓고 송구를 할 수 있게 된 만큼 그는 수비에 욕심을 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80% 회복…좌익수 퍼펙트 수비 각오
“개막 전까지는 송구도 문제없습니다.”
삼성 최형우(31)은 11월 일본에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100일. 재활을 하느라 배트와 공을 잡는 시기는 다소 늦어졌지만, 최형우의 심신은 더 단단해졌다. 그는 “재활 훈련을 열심히 하다보니 몸 안의 잔근육들이 단련됐다. 난생 처음 5kg도 빠졌다. 정신적으로도 초심을 돌아본 계기가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재활 프로그램은 착오 없이 진행됐다. 현재 80% 정도의 힘으로 송구가 가능하다. 본인 역시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좌익수 출전을 희망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형우는 타격에서 본궤도에 진입한 선수다. 코칭스태프에서도 특별한 부상이 없는 한 그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자신한다. 본인 역시 “한 시즌을 무사히 치른다면 20홈런과 80타점은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래서 올 시즌 타격과 관련한 특별한 목표는 없다. 욕심을 내는 부분은 수비다. 최형우는 2002년 삼성에 포수로 입단했다.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2008년부터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었을 때에는 좌익수 수비가 능숙하지 못했다. 하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수비능력을 향상시켰다. 그는 “내가 정수빈(두산)처럼 발이 빠른 것은 아니지 않나. 하지만 내가 타구를 따라갈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안정적으로 포구를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수비에 대한 감을 잡은 지는 3∼4년쯤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올 시즌 오승환(한신), 배영섭(경찰청)의 공백으로 전력이 많이 약화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주장으로서 최형우의 역할을 더 막중해졌다. 그는 “지금은 약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시즌을 치르면 더 강해질 것이다. 누군가가 없으면, 대체할 만한 선수가 나오는 팀이 바로 삼성”이라며 3연 연속 챔피언의 자존심을 세웠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