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며느리의 버림으로 시외버스터미널을 전전하고 있는 노부부. 이들은 왜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것일까. 사진제공|채널A
한 달 전부터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을 떠나지 않는 노부부가 있다. 한쪽 다리를 끌며 힘겹게 걷는 할아버지와 허리가 심하게 굽은 할머니는 낡은 트렁크를 하나씩 끌고 초라한 행색으로 버스터미널을 배회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특정 지역에서 출발한 버스가 올 때마다 승객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러기를 하루 열 번, 한 달 간 300번이 넘게 승객을 확인하고 있었다. 노부부가 애타게 기다리는 이는 누구이며 이들은 왜 버스터미널에 있는 것일까.
경찰의 도움을 받아 터미널 CCTV를 확인한 결과 한달 전 노부부는 버스터미널에 한 여성과 함께 도착했다. 이 여성은 노부부와 잠시 얘기를 나눈 뒤 곧 사라졌다.
채널A 모큐드라마 ‘싸인’ 제작진 취재 결과 노부부에게는 성공한 두 아들이 있었다. 하지만 작은아들은 부모와 연락을 끊은 지 이미 3년이 지났고, 그동안 큰 아들내외가 부모님을 모시고 있었다. 노부부는 한 달 만에 큰아들네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들은 부모님을 챙기기는커녕 재산문제로 동생과 말다툼을 시작하고, 더욱 놀라운 것은 큰 며느리가 노부부를 시외버스터미널에 버리고 간 의문의 여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신(新) 고려장, 버스 터미널에 버려진 노부부의 이야기는 4일 밤 11시 모큐드라마 ‘싸인’에서 공개된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