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8회까지만 하던 야구, 9회도 해야하니…

입력 2014-03-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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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오른쪽) 감독이 8일 대구 KIA전 도중 득점한 박찬도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류 감독은 9일 KIA전에 앞서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승환의 공백이 삼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삼성 류중일 감독의 ‘오승환 빈자리’ 고민

새 마무리 안지만 배짱 두둑 믿음직
오히려 안지만 빠져나간 셋업맨 걱정
권혁·심창민 외 필승 불펜 아직 미정

삼성은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용병수가 늘어나고, 프리에이전트(FA)의 활발한 이동 등으로 어느 해보다 변수가 늘어났지만, 올해도 삼성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그러나 삼성 류중일 감독은 손사래를 친다. 9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KIA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류 감독은 “(우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등을 치르면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오승환(한신)의 공백이 점점 더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 올해는 9회에도 야구해야 한다?

“그동안 8회까지만 (야구를) 하면 됐는데, 올해는 9회까지 해야 한다”는 류중일 감독의 농담 속에 삼성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해까지 수년간 삼성은 대한민국 최고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보유했다. 8회까지만 앞서면 9회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오승환의 블론세이브 수는 2013년 1개, 2012년 2개에 불과했다. 8회까지 뒤진 상대팀들은 오승환의 존재 탓에 지레 겁을 먹었다. ‘역전하자’는 의지보다는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의 야구는 8회에 끝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 오승환은 한신 유니폼을 입고 일본에서 뛴다.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이 없는 새로운 환경과 싸워야 한다.


● 안지만은 좋은 마무리투수!

오승환의 빈자리는 지난해까지 필승불펜으로 활약했던 안지만이 채운다. ‘특수 역할’인 마무리투수는 보직의 특성상 빼어난 구위와 더불어 든든한 배짱을 갖춰야 한다. 여느 투수들과 달리 멘탈이 강해야 마무리투수로 성공할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세이브투수는 게임을 망치더라도 다음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신의 볼을 뿌릴 줄 알아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안지만은 구위도, 마음가짐도 크게 걱정이 안 된다”고 말했다. 오승환의 빈자리를 100% 채워줄지의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안지만 또한 마무리투수로 좋은 활약을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 ‘오승환의 빈자리’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안지만의 빈자리’

그렇다면 안지만이 있는데도 오승환의 공백이 점점 더 커 보이는 것은 왜일까. 오승환의 역할은 안지만이 대신할 수 있지만, 정작 안지만의 빈자리를 채울 새 얼굴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9회 안지만에 앞서 등판할 투수로 좌완 권혁과 함께 우완 심창민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나머지 오른손 불펜투수 한명의 경우 김희걸을 비롯해 김현우, 이현동 등이 경합하고 있지만 이들 3명의 구위 향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김희걸과 김현우는 8일 나란히 1이닝 무실점, 이현동은 9일 2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시범경기가 막 시작된 상태라, 한 차례씩의 등판 결과만으로는 속단할 순 없지만 아직 류 감독의 마음은 흡족치 않은 눈치다. 마무리 오승환의 공백과 함께 더욱 도드라지는 셋업맨 안지만의 빈자리는 올 시즌 삼성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대구|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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