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유일한 정통사극의 이유 있는 자신감(종합)

입력 2014-03-10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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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정도전'의 배우들이 지상파 3사 중 유일한 정통사극으로서의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10일 오후 2시경 경기도 수원 KBS 드라마 센터에서는 조재현 유동근 서인석 임호 박영규 안재모 등의 참석한 가운데 KBS 대하사극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의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9일 방송을 통해 자체 최고 시청률(16.5%, 닐슨 코리아)을 기록한 후에 열린 자리여서 배우들의 남다른 소감과 각오들이 이어졌다.

특히 간담회에서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것은 시청률과 정통사극에 대한 부분이었다. 배우들은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와 '정도전'을 비교하는 질문에 때로는 민감하게, 때로는 단호하게 답하면서 '정도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먼저 최영 역을 맡은 서인석은 "최근 방송국이 지나치게 시청률 위주다. 시청률만 높으면 작품성이나 철학이 없어도 높게 쳐주는 것 같다. 장사를 하더라도 예술을 바탕으로 한 상업주의가 되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인임 역할을 맡은 박영규는 "음식점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지 않느냐. '기황후'와 '정도전'은 그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시청률을 떠나서 시청자들에게 주는 임팩트나 집중도는 우리 작품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두 배우의 말에 타이틀롤을 맡은 조재현도 "'정도전'은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공영방송인 KBS가 시청자들의 기호나 시청률만을 좇아 작품을 만들어선 안된다"면서 "'정도전'의 이번 자체최고시청률은 다른 작품보다 훨씬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매체들은 '정도전'을 전혀 다른 요일에 방송하고 있는 '기황후'와 비교하고 있다. 국사책을 브라운관에 옮겨놓은 듯한 서사를 지닌 '정도전'과 고려의 공녀에서 원나라 황후가 된다는 기본 줄기만 따온 '기황후'를 마치 경쟁작인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배우들은 말과 태도에서, 역할을 대하는 자세에서부터 '기황후'와 전혀 다른 선상에 서 있는 작품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정통 사극이 잘돼야 하는 이유가 배우 개인의 유명세나 광고수입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말했고 자신들의 연기가 역사 속 선조들을 평가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깨닫고 있었다.

물론 드라마는 재밌어야 한다. 그 편이 배우에게도 좋고, 그들을 쓰는 방송사에게도 이익이다. 그러나 드라마 역시 예술이 한 장르이기에 사랑놀음이나 판타지를 채워주는데 치중해서는 안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정도전'과 '기황후'의 작품성과 반비례한 시청률의 아이러니는 자극과 흥미만을 좇는데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수원 |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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