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중국에서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이 중요한 방법으로 꼽힌다. 사진은 현지화 전략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한 추자현·장서희·장나라(왼쪽부터 순서대로). 스포츠동아DB
장서희 2002년 ‘인어아가씨’ 인기로 첫 명성
중국어 배워 시청률 1위 드라마 주인공까지
추자현·장나라도 중국 이름 쓰며 적극 대시
반짝 인기에 만족 않고 장기 계획 세운 성과
● “따자하오”(여러분! 안녕하세요)…언어가 우선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언어를 습득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통역담당자가 이 역할을 대신하지만 한계가 따른다. 자신이 하고자 했던 말이 통역과정에서 원래의 취지와 다르게 전달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계속적으로 통역담당자가 나설 경우, 해외 관계자들의 시선으로는 스타가 해당 언어 습득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것처럼 비칠 염려도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 현재 중국 드라마에 활발히 출연 중인 장서희의 사례는 대표적이다. 장서희는 2002년 드라마 ‘인어아가씨’가 중국 CCTV 채널에서 방송되면서 높은 인기를 끌자 현지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중국어를 배우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후 드라마 ‘회전목마’ ‘아내의 유혹’의 인기까지 더해지면서 중국에서 장서희의 위상은 급격히 달라졌다.
장벽 없는 소통과 높은 인지도에 힘입어 장서희는 2012년 한중수교 20주년 기념 특별드라마 ‘림사부재수이’를 현지 시청률 1위로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500억원 제작비의 대작 ‘수당영웅’의 주인공으로도 활약했다.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는 추자현도 장서희의 영향을 톡톡히 받았다. ‘아내의 유혹’이 중국에서 리메이크되면서 추자현은 장서희 역을 맡은 이후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최근작 ‘무악전기’가 중국 CCTV8 황금시간대에 방송한 자체만으로도 그의 명성을 입증했다.
장나라는 2002년 연기를 시작한 이후 자신의 필모그래피 절반 이상을 중국 작품으로 채웠다. 2005년에는 첫 중국어 앨범도 발매하며 연기와 노래로 중국을 동시에 공략했다.
이들은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출연료로도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국에는 400여개가 넘는 방송사가 한국과 비교해 큰 규모의 제작비로 드라마 등을 제작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한류스타들 특히 이미 현지 대중과 한 발 더 가까워진 이들은 거액의 출연료를 챙기고 있기도 하다.
● “장루이시·치우즈시엔”…적극적 다가서기
중국에서 성공한 장서희·추자현은 스스로 ‘장루이시’, ‘치우즈시엔’이라는 이름을 각각 먼저 사용했다. ‘외국인’이지만 현지 연예인처럼 활동하기 위한 전략의 첫 발걸음을 그렇게 떼며 이들은 현지인들과 문화에 가까워지는 데 성공했다.
이들 외에도 박해진을 비롯해 송혜교와 이다해, 유인나 등도 중국에서 리메이크하거나 직접 제작 하는 드라마와 영화 등에 출연하면서 현지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팬미팅이나 이벤트 등을 내세운 단기적인 승부보다는 좀 더 멀리 앞을 내다본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앞서 언급한 배우들은 ‘한국 드라마(영화)의 인기→작품의 중국 수출 혹은 리메이크→현지 인지도 상승→현지 작품 직접 출연→친근함’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출연작을 통해 현지에서 얻은 인기에 취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물론 비교적 높은 출연료와 안정적인 작품 제작 환경 등 이들이 중국을 찾는 또 다른 배경도 존재한다.
결국 이들은 스타로서 명성과 이름값을 두루 얻었다. 짧지 않은 시간 중국인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쳤음은 물론이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