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절반만 뛴 포항 ‘휴식과 승리’ 모두 얻다

입력 2014-03-27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황선홍 감독. 스포츠동아DB

전북에 3-1 역전승…상위권 도약 발판
황 감독 “주전 선수들 휴식” 승부수 적중


전북 현대에게 포항 스틸러스는 달가운 상대가 아니다. 매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혀왔던 전북이지만, 포항만 만나면 유독 맥을 못 췄다. 2012년 이후 전북은 포항에 2승1무5패로 열세였다. 지난해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2승1무1패로 앞선 포항은 FA컵 결승에서도 승부차기 혈투 끝에 전북을 꺾고 정상을 밟았다. 포항은 FA컵 우승을 기점으로 정규리그까지 평정했다. 전북 입장에선 악연의 고리를 끊어야 했다.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포항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경기가 더욱 주목을 받았던 것도 그래서다. 사실 양 팀의 요즘 처지는 비슷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하느라 선수단이 지쳤다. 3∼4일 간격으로 90분 혈투를 치르고, 때론 장거리 해외원정까지 떠나면서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고 있다. 팀 로테이션이 절실했다. 물론 더 심각한 쪽은 포항이었다. 전북이 정상적 투자 기조를 유지한 반면, 포항은 불황을 맞은 모기업 포스코의 비용절감 방침에 맞추느라 제대로 전력을 보강할 수 없었다.

출전 명단부터 차이가 컸다. 전북은 몇몇 핵심을 선발에서 제외했지만, 포항은 평소 베스트11에서 6명을 바꿨다. 18명 출전 엔트리 중 23세 이하 멤버도 포항은 8명(전북 2명)이나 됐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패기를 기대한다. 주전들에 휴식을 줄 시점을 고민하다 전북 원정을 택했다”면서도 “초반 30분만 잘 버티면 우리에게도 승산이 있다”고 했다.

포항의 승부수가 통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포항이 경기를 포기한 건 아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지만, 전북의 경기력은 답답했다. 전반 5분 카이오의 페널티킥으로 1-0으로 앞선 전북은 포항 공격 3인방 유창현(전반 23분)-이명주(후반 17분)-김승대(후반 25분)에게 내리 실점하며 1-3으로 패했다. 개막 2연패 뒤 2연승을 달린 포항은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안방에서 또 고배를 든 전북은 3경기연속무패(2승1무)에 제동이 걸렸다.

한편 광양에선 전남이 울산을, 창원에선 경남이 인천을 나란히 1-0으로 꺾었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