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SK 김광현(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2년연속 프로야구 호령한 박병호, 토종거포 자존심 지킨다
29일 문학 개막전에서 최고 창과 방패 빅뱅, 누가 웃을까
SK 김광현(26)과 넥센 박병호(28)는 현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와 타자라 할 수 있다. 전성기 구위를 되찾은 김광현은 류현진(27·LA 다저스), 윤석민(28·볼티모어)이 빠져나간 한국 프로야구의 상징적 에이스라 할 만하다. 박병호는 올 시즌 새로 유입된 용병 거포들의 틈바구니에서 토종 타자의 자존심을 세울 아이콘으로 기대 받는다. 이런 두 선수가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2014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개막전부터 충돌한다.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최강의 창과 어떤 창끝도 튕겨내는 막강 방패의 대결이다.
● 대한민국 에이스 모드로 돌아온 김광현
성남고 시절 4연타석 홈런으로 유명세를 탄 박병호는 2005년 LG에 입단했다. 그러나 프로에서의 두각은 김광현이 먼저였다. 안산공고 에이스로 이름을 날린 김광현은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깜짝 역투(7.1이닝 1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를 펼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기세를 탄 김광현은 2008년 16승, 2009년 12승, 2010년 17승으로 승승장구했다.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내 ‘일본 킬러’로 위용을 떨쳤다. SK는 김광현의 역투를 앞세워 2007·2008·2010년 KS 우승을 해내 왕조를 구축했다.
그러나 2011년부터 어깨, 고관절 등 부상이 겹쳐 기나긴 재활을 거쳐야 했다. 지난해 10승으로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몸이 완전치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전성기 시절의 몸 상태로 돌아왔다. 또 올 시즌을 마치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기에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SK 이만수 감독 역시 일찌감치 김광현을 개막전 선발로 예고해 확고한 믿음을 보여줬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박병호와의 맞대결에 대해 김광현은 “포수 (정)상호 형의 리드를 믿고 따르겠다”는 평범하나, 가장 자신감 넘치는 답변을 했다. 딱히 박병호라고 의식할 것 없이 자기 공을 던진다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 시즌이 거듭될수록 진화하는 박병호
박병호는 2010년까지 LG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상무에서 2군 홈런왕이 됐지만 제대한 후 LG에서 좀처럼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2011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뒤 박병호의 대기만성이 시작됐다. 2012년부터 넥센의 고정 4번타자가 된 박병호는 31홈런, 105타점, 타율 0.290으로 한국 프로야구 최고 강타자로 떠올랐다. 이어 2013년은 타율까지 0.318로 올리고, 37홈런, 117타점으로 더욱 무서워졌다. 2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을 차지했고, 최우수선수(MVP)까지 그의 몫이었다.
박병호는 한방을 갖춘 전형적인 4번타자이면서도 클러치능력과 선구안을 겸하고 있다. 주루와 수비 능력까지 빼어난 완전체 타자로 해마다 진화하고 있다. 박병호는 역대 김광현 상대로 26타수 8안타(타율 0.308) 1홈런으로 우세했다. 특히 박병호의 전성기였던 최근 2년간은 15타수 6안타(타율 0.400) 1홈런으로 절대우세였다. 그러나 2010시즌 이전까지는 10타수 2안타(타율 0.200)로 김광현이 압도했다. 그렇기에 두 선수가 정점에서 만나는 2014시즌 결과가 더 흥미롭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