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조동화가 조쉬 벨에게 자존심 상한 이유

입력 2014-04-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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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조동화. 스포츠동아DB

“자존심 퍽 상했습니다.”

SK의 외야수 조동화(31)는 올 시즌 초반 펄펄 날고 있다. 3일까지 5경기를 치른 가운데 15타수 5안타(타율 0.333) 5타점을 기록했다. 장기인 빠른 발을 이용해 2차례 도루도 성공했다. 시즌 초반마다 부진했던 모습을 털고 테이블 세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안타를 못 쳐서 걱정했는데 출발이 좋은 것 같다”고 웃었다.

첫 단추를 잘 꿴 조동화. 그런데 9-5로 이긴 3일 LG 원정에서 기분이 퍽이나 상했다.

상황은 이랬다. 8-4로 앞선 7회초 SK의 공격. 타석에는 조동화가 선두타자로 나섰다. 바뀐 투수 이성열이 마운드에 올랐다. SK가 4~6회 8점을 얻으며 역전에 성공했고,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어수선했다. 조동화는 허점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초구부터 기습번트를 댔다. 공은 3루 방향으로 천천히 굴렀다. 누가 봐도 1루에서 살 것으로 보였다. 그는 “번트가 됐다는 느낌이 오면 90%는 산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런데 조동화는 1루를 밟지 못했다. LG의 3루수 조쉬 벨이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벨은 탄탄한 체격에도 유연하고 부드러웠다. 빠르게 3루 라인을 타고 들어와 한 손으로 공을 낚아챘고, 1루로 공을 던졌다. 어깨도 강했다. 공보다 발이 빠를 순 없는 법. 조동화는 완벽하게 아웃됐다. 그는 “달리면서 슬쩍 봤는데 벌써 공을 잡아서 던지려고 하더라. 타격뿐 아니라 수비도 수준급이다”고 혀를 내둘렀다. 벨은 조동화를 잡기 전인 6회말 공격에서 1점홈런을 터뜨리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문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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