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이 홈런타자? 이택근 ‘테이블세터’ 공식 깨다

입력 2014-04-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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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강한 2번타자’가 트렌드다. 넥센 이택근은 올 시즌 2번타자로 이동한 뒤 폭발적인 타격을 보여주면서 넥센 타선의 화력 강도를 더욱 상승시키고 있다. 사진은 이택근이 9일 목동 KIA전에서 6회 시즌 4호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오는 모습.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번타자는 빠른발·출루율 우선 고정관념
시즌 4호 홈런 선두권…‘해결사’ 역할까지
5툴 플레이어 행보로 넥센 중심타선 파워업

홈런 치는 2번 타자가 ‘강한 넥센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야구는 정해진 룰과 교과서적인 정석의 틀에서도 언제든지 변칙이 가능하다. 3∼5번의 ‘클린업 트리오’는 타율과 홈런, 타점이 중요한 잣대이고, 1∼2번을 치는 ‘테이블 세터’는 단연 빠른 발과 출루율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2번은 팀플레이 수행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야구를 읽는 눈과 야구 센스를 두루 갖춰야 한다. 리드오프와 중심타선에서 가교 역할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택근. 넥센의 캡틴이자 2번 타자다. 이택근은 9일 열린 KIA전에서 홈런 2개를 보태며 시즌 4호 홈런으로 홈런부문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9일 현재 타점도 11개를 기록하며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쾌조의 타격 감을 보이며 38타수 12안타(0.316)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작년까지 3번에서 타순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타순을 조금 앞당겼다. 염경엽 감독의 의지가 반영됐다. 염 감독은 리드오프 서건창과 함께 이택근을 테이블 세터로 점찍었다. 그는 “오랫동안 3번 역할을 맡아왔지만 사실 이상적인 2번 타자의 능력을 지녔다. 공을 잘 맞추기도 하고, 진루타로 연결하는 능력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넥센에서 상징적인 존재로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다. 올해도 팀의 주장을 맡아 굳은 일을 마다 않고 베테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팀플레이에도 가장 적극적이다. 이택근은 흔히 말하는 ‘5툴 플레이어’의 전형이다. 타격과 수비, 주루까지 두루 갖춰 어디에 놓아도 자기 몫을 충분히 해낸다. 2번에서도 출루는 물론이고 홈런까지 펑펑 쳐대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이택근이 2번을 맡으면서 넥센은 더욱 강력한 타순을 갖게 됐다. 중심타선에 버금가는 힘을 낸다. 2번 이택근을 시작으로 이성열(윤석민)∼박병호∼강정호∼김민성∼로티노까지 쉬어갈 틈이 없다. 일발장타를 갖고 있어 수시로 홈런이 터진다. 이택근은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는 다른 선수들이 올라와 줄 거라고 믿고 2번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자신을 낮췄다. 부담감을 덜고 팀플레이에 매진하면서 더욱 빛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넥센도 탄력을 받아 더욱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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