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바뀌는 NC 라인업 “베테랑은 예외”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매일 라인업을 바꿔 적어야 하는 감독은 머리가 아프다. 그러나 맞서야 하는 팀도 머리가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다크호스’를 넘어 쾌속 항해를 하고 있는 NC의 선발 라인업 얘기다.

NC 김경문 감독은 요즘 매 경기 다른 라인업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9일까지 8경기 가운데 첫 두 경기만 같은 라인업으로 출발했을 뿐, 이후에는 매 경기 다른 라인업을 선보였다. 뚝심으로 유명한 김 감독의 평소 스타일과는 다소 다른 모습이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감독들은 다들 라인업 바꾸는 것을 싫어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팀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확인해보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원칙은 있다. 용병타자 에릭 테임즈(1루수)와 지명타자 이호준,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한 우익수 이종욱과 유격수 손시헌은 빼놓지 않고 경기 전 라인업에 적어 넣는다. 김 감독은 “FA로 우리 팀에 온 베테랑 선수들은 예우를 해줘야 한다. 당연히 고정 멤버다”라며 “테임즈 역시 부진하더라도 굳이 건드리지 않고 꾸준히 기용해주는 게 나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개막 이후 계속 부진했던 테임즈는 마침내 9일 마산 한화전에서 동점 솔로포를 터트리며 기지개를 켜기도 했다.

대신 나머지 자리는 매일같이 달라진다. 젊은 선수들 가운데 중견수 나성범만이 6번이나 3번에 배치돼 고정적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을 뿐이다. 김 감독은 “열심히 하면서 경기에 못 나가는 선수들이 가장 안타깝지 않나. 다른 선수들은 훈련하는 자세나 경기 때의 태도 등을 보고 활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귀띔했다. 지난 시즌 도루왕인 김종호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오정복,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권희동이 컨디션이나 상대 투수에 따라 번갈아가며 외야에 배치되는 식이다. 2루에서는 지석훈과 박민우가 상대팀에 따라 교대로 나서며 경쟁한다.

타 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NC의 특징을 효율적인 라인업 구성으로 메우고 있는 셈이다. 잘 뽑은 선수들을 잘 키운 덕분에 활용폭도 그만큼 넓어졌다. 시즌 초반 NC의 선전 비결 가운데 하나다.

창원｜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