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감독 없는 상주의 선전…‘높으신 분’ 효과?

입력 2014-04-14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항서 감독. 스포츠동아DB

상주 상무 박항서 감독은 13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1부리그) 8라운드 성남FC와의 원정경기를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9일 FC서울과의 홈경기 도중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해 이날 벤치에 앉을 수가 없었다. 박 감독은 경기 전 “감독이 벤치를 지키지 못하지만 큰 문제는 없다”며 “오늘 정신무장만 잘 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객관적 전력에선 상주가 앞서지만, 성남이 수비가 좋은 데다 몸싸움을 많이 하는 등 투지 있는 플레이를 펼치는 만큼 정신력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얘기였다.

그 뒤 박 감독은 상주 선수들이 정신무장을 잘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하나 털어놓았다. 박 감독은 “오늘 상무 부대장님보다 높은 분이 경기장을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감독이 없어도 선수들의 정신무장이 잘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상주 선수들은 모두 현역 군인. 감독의 지시도 무섭지만, 군부대 고위 지휘관의 말 한마디에 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박 감독은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은 하태균도 선발로 투입한다. 서울전과 똑같은 멤버를 선발로 내세운 이유는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기겠다는 의미다”라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전반 패스미스가 많이 나오면서 점유율에서도 밀린 상주는 후반 초반 성남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러나 문전에서 세밀한 플레이를 하지 못해 변변한 득점 찬스를 제대로 만들지 못한 채 0-0으로 비겼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중위권 도약을 위해 이기고 가야 했는데 아쉽다. 원정서 승점 1점을 챙긴 것은 다행이다”며 “성남의 수비벽을 못 뚫었는데, 볼을 받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없다보니 공간 창출에 실패했다. 앞으로 그 부분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성남|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