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세월호 참사’ 애도…세리머니 없었던 K리그

입력 2014-04-2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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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팬들이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전 도중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현수막을 걸고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상암|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황선홍 감독 “선수들 세리머니 자제 강조”
팬들도 ‘무사 귀환 기원’ 현수막 등 내걸어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에 대한 각계각층의 애도와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K리그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 주말 일정을 소화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17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및 챌린지(2부리그) 22개 전 구단에 행사 및 응원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FC서울-포항 스틸러스의 일전은 9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로 관심을 모았지만, 국가적 비극을 맞아 양 팀 모두 차분한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렀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경기에 앞서 “밝은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선수들에게 과도한 세리머니를 자제할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벤치에 나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최 감독은 “다시는 있어선 안 될 일이다.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는가. 다 어른들의 잘못이다”고 말했다. 이어 최 감독은 “K리그 빅매치이기는 하지만, 큰 비극이 벌어진 상황 아닌가. 빅매치는 오늘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차분한 분위기로 경기를 치르겠다”며 무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K리그 다른 구장들에서도 애도의 분위기는 이어졌다. 19일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의 맞대결이 펼쳐진 울산 문수경기장에선 애도의 뜻을 담은 양 팀 서포터스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원정팀 수원 서포터스는 ‘부디 포기하기 말아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홈팀 울산 서포터스는 ‘세월호 침몰사고 탑승자들의 무사 귀환을 간절히 기도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나왔다.

일각에선 9라운드 일정을 강행한 프로축구연맹의 조치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응원 없는 축구장은 너무 허전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도 침울할 것이다. 이럴 바에는 아예 9라운드를 건너뛰었으면 어땠을까 싶다”며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국가적 재난사태에 대해 다시 한번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상암|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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