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수빈, ‘강한 9번타자’ 증명하다!

입력 2014-04-26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정수빈. 스포츠동아DB

“강한 9번을 만들겠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2014시즌을 시작하기 전 이렇게 선언했다. ‘강한 9번타자’의 주인은 정수빈(24)이다.

정수빈은 지난 시즌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떠난 이종욱의 빈 자리를 메울 적임자로 꼽혔다. 민병헌과 테이블세터를 이룰 것으로 보였으나 송 감독은 그를 시범경기부터 9번에 배치했다. 송 감독은 “타순은 한바퀴 돌고 나면 큰 의미가 없어진다. 민병헌은 3번에 놔둬도 될 정도로 찬스에 강하다. 발 빠른 정수빈이 9번에 서면 1번 민병헌~2번 오재원으로 이어지는 타순이 더 강해진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상 테이블세터를 3명으로 배치해 출루율과 득점력을 높인다는 의미였다.

정수빈은 감독의 기대에 십분 부응하고 있다. 24일까지 타율 0.310·12득점·6도루를 기록중이다. 볼넷도 6개를 골라냈고, 희생번트는 4개 성공했다. 18안타 중 2루타가 3개나 됐다.

25일 마산 NC전에서도 5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1-0으로 앞선 3회 재치 있는 주루플레이로 뽑아낸 결정적인 득점이 이날 승부를 갈랐다. 1사 3루서 허경민의 투수 앞 땅볼 때 3루와 홈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다. 그러나 쉽게 태그아웃되지 않았다. NC 투수~3루수~포수~유격수가 공을 주고받으며 협살 플레이를 했지만, 타자주자인 허경민이 3루까지 오도록 발재간을 부리며 태그를 교묘하게 피해갔다. 허경민이 3루에 안착하게 하는 것을 본 뒤에야 움직임을 멈췄다. 그런데 이때 NC 3루수 모창민이 3루로 달리는 허경민에게 신경 쓴 나머지 서두르다 공을 놓쳤고, 정수빈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홈으로 뛰어 들어 득점에 성공했다. 발과 재치가 만든 귀중한 점수였다. 상대 선발투수 찰리 쉬렉을 크게 흔들리게 만든 1점이었다. 결국 자책점 없이 3이닝을 끌었던 찰리는 4회 무너지며 4이닝 8안타 8실점(5자책점)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정수빈은 경기 후 “어제(24일 대전 한화전) 소극적인 타격을 하면서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았는데, 초구에도 적극적으로 자신감 있게 휘두르려고 했다”며 “변화구에 약점이 있지만 가능한 참으려고 하고 다음 볼을 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9번타자로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심적으로 편하다. 주어진 타석마다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며 “내 역할은 치는 것뿐만 아니라 오늘처럼 주자로 나가서 상대배터리를 흔드는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치고 나가 열심히 발로 뛰려고 한다”면서 이를 악물었다.

마산|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