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전에 FA 먹튀란 없다’ 장원삼, 볼 끝부터 다르다

입력 2014-04-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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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장원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넥센전 시즌 3승…몸값 60억에 걸맞은 활약
몸쪽 승부 위해 매경기 1km씩? 구속도 상승

달라진 볼 끝에 자신감이 실려 있었다.

삼성의 선발투수 장원삼(31·사진)이 27일 목동 넥센전에서 시즌 3승(1패)을 따내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박정배(SK·5승), 유먼(롯데·4승)에 이은 다승 공동 3위. 방어율을 3.10으로 크게 낮추며 이 부문 9위에 올랐다. 시즌 초반 130km 후반을 맴돌았던 직구 구속은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장원삼은 “매 경기 1km씩만 늘려도 된다”고 짐짓 늑장을 부렸지만 27일 넥센전을 마치고는 “직구가 평소보다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4년간 60억 원의 역대 FA(자유계약선수)투수 최고액에 걸맞은 활약이었다.


● 달라진 볼 끝과 몸쪽 승부

팀이 먼저 2점을 뽑으며 2-0으로 앞선 27일 목동 넥센전. 선발투수 장원삼은 1회말 로티노와 박병호에게 각각 볼넷과 중전안타를 허용하며 2사 1·3루에 몰렸다. 5번타자 강정호는 전날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자칫 장타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 장원삼은 3B-2S 풀카운트 승부에서 139km 직구를 몸쪽으로 붙이며 강정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장원삼은 6이닝 4안타 2볼넷 3삼진으로 무실점 호투했다.

상황은 직전 선발등판이었던 22일 대구 LG전과 묘하게 겹친다. 장원삼은 이날 LG타자들을 상대로 바깥쪽 피하는 승부를 했다. 138km에 머문 직구로는 타자와 몸쪽 승부를 할 수 없다는 계산이었다. 이날 장원삼은 5.2이닝 7안타 1볼넷 1실점했다. 삼진은 하나도 없었다.

직구의 힘이 좋았다. 장원삼은 27일 넥센전을 마치고 “불펜투구하면서 직구가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포수 (이)흥련이가 좋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장원삼은 이날 103구 가운데 83개를 직구로 꽂을 만큼 결정구로 활용했다. 최고 구속은 140km로 LG전보다 2km 빨랐지만 볼 끝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김태한 투수코치는 28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구속이 나오면 보통 힘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장원삼은 어제 스피드도 올라왔지만 볼 끝에 힘이 실려 있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 FA 먹튀는 없다

구단들은 통상 FA투수에게 투자를 꺼린다. FA로 풀리기 직전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몸을 혹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깨와 팔 등에 부상을 입고 개점휴업한 역대 많은 FA투수들이 있다. 이들은 ‘먹튀’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쓸쓸히 마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장원삼은 다른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대박 계약을 맺은 시즌 초반이지만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직구 구속이 조금 떨어졌지만 조급해하지 않았다. 천천히 자신의 훈련과 일정에 따라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장원삼은 현역 좌완투수 가운데 투구 폼이 가장 유연하다. 부상의 위험이 적다. 더욱이 강속구로 윽박지르기보다는 제구력으로 상대 타자들을 맞춰나간다. 수 싸움에 능하다. 시즌 초반 장원삼의 활약이 반가운 이유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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