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캡 1억원 증액…“유망주 육성 포기한 사실상 삭감”

입력 2014-05-0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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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L ‘국내선수 보유 14명 이상·샐러리캡 23억원 결정’ 실효성 논란

유망주 육성하려면 15∼16명 있어야
“1억 올려봤자 선수들 정리해야 할 판”

남자프로농구 10개 구단은 2014∼2015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각 구단은 외국인선수와 자유계약선수(FA) 선발 등을 통해 전력강화를 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4월 24일 열렸던 KBL(한국농구연맹) 이사회의 애매한 결정으로 인해 다수의 구단이 선수단 구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샐러리캡을 90% 이상 소진한 구단들은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KBL 이사회는 다음 시즌 구단당 국내선수 보유인원을 기존 12∼13명에서 14명 이상으로 늘렸다. 샐러리캡은 1억원 인상된 23억원으로 결정했다. 표면적으로는 샐러리캡이 인상됐지만, 국내선수 보유인원이 늘어난 만큼 실질적으로는 선수들에게 돌아갈 몫이 줄었다.

지난 시즌 6개 구단은 12명, 4개 구단은 13명의 국내선수를 보유했다. 국내선수 보유인원에 해당 시즌 신인은 포함되지 않는다. 샐러리캡 적용대상도 아니다. 이들까지 포함하면 현재 팀당 국내선수 보유인원은 14∼16명 정도다. 2군을 운영했던 SK와 kt 등은 보유선수가 더 많다.

KBL의 바람대로 유망주 육성이 가능하려면 각 팀은 14명이 아닌 15∼16명의 선수를 보유해야 하는데, 샐러리캡은 고작 1억원밖에 오르지 않아 구단은 오히려 선수를 정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당초 KBL 이사회 안건에는 샐러리캡을 2억원 증액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2억원을 늘리면 고액 연봉자들만 혜택을 누린다’는 일부 구단의 반대에 부딪혔다. 한편으로는 맞는 주장이지만, 결국 구단들의 투자 확대를 막는 꼴이 됐다. 또 고액연봉자보다는 기량이 떨어지고 적은 연봉을 받는 어린 선수들이 일자리를 잃는 역효과를 낳게 됐다.

한 프로농구 관계자는 “2군 운영을 포기한 구단들이 선수를 모두 내보낸 게 그 증거다. 샐러리캡 1억원 증액은 사실상 삭감이나 마찬가지다. 이미 이사회에서 결정됐지만, 제대로 된 유망주 육성이 가능하려면 샐러리캡을 비롯한 제반 여건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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