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우찬 “임창용 선배? 감탄사만 연발!”

삼성 차우찬-임창용(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4월 중순까지 하위권에 머물던 삼성이 어느새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흔들리던 불펜진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는 마무리투수 임창용의 역할이 컸다. 같은 팀 불펜투수들도 임창용에게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삼성 차우찬은 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임창용 선배님이 불펜에서 몸을 풀면 우리는 그 모습을 보고 감탄사만 연발한다”며 “투구폼도 다이내믹하고, 선배님도 멋지다”고 눈을 반짝였다. 단순히 멋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임창용은 중요한 경기마다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돌직구’ 오승환이 일본 한신으로 떠났지만 ‘뱀직구’ 임창용이 오면서 삼성 뒷문은 여전히 철벽처럼 단단하다. 차우찬도 “(오)승환이 형이 뒤에서 버티고 있을 때와 똑같다”며 임창용의 존재를 든든해했다.

물론 차우찬에게 임창용은 다가가기 쉬운 선배가 아니다. 임창용이 일본 야쿠르트로 떠나기 전 두 시즌 동안 한 팀에서 뛰었지만 당시 차우찬에게는 하늘같은 선배였다. 차우찬은 “처음 삼성에 입단했을 때 선배님이 계셨지만 그때 내 나이가 스무 살이었다. 선배님과는 11살 차이가 났고, 내가 1군 붙박이 투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잘 알지 못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시간이 흘러 1군에서 뛰고 있지만 수비훈련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창용이 일본과 미국 무대를 거쳐 다시 삼성으로 돌아올 동안 신인투수였던 차우찬도 어느덧 필승조의 일원으로 성장했다. 올 시즌 4월에는 부진했지만 5월부터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팀 허리를 단단히 받치고 있다. 차우찬은 “시즌을 필승조로 시작하다보니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만 앞섰던 것 같다”며 부진의 이유를 설명하고는 “12월부터 안 아프고 훈련을 소화했고, 몸 컨디션도 좋았다. 자신감 있게 내 공을 던지고, 스트라이크 비율만 높이면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조금씩 결과가 나오고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안심은 아니다. 그는 “이제 겨우 2경기 잘 던졌다”며 긴장의 고삐를 조이고는 “그래도 지금은 경기에 무조건 나가고 싶다. 나뿐 아니라 우리 팀 투수들은 서로 경기에 나가려고 한다. 롱 릴리프든, 뭐든 보직에 상관없이 마운드 위에서 던질 수만 있으면 좋다”고 등판 욕심을 드러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