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조계현 수석과 티노 마르티네스의 추억

입력 2014-05-1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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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조계현 수석코치. 스포츠동아DB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과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은 종종 특별한 추억을 공유한다. KIA 안치홍과 두산 허경민은 청소년대표 시절 쿠바 대표팀이었던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와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소소한 추억과 함께 영원히 잊지 못하는 화끈한 기억도 있다. LG 조계현(50) 수석코치는 9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무거운 덕아웃 분위기도 띄울 겸 자신의 특별한 과거를 털어놨다.

프로 통산 126승을 거둔 조계현 수석은 아마추어 시절도 슈퍼스타였다. 1986년 한·미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팀의 주축 투수였다. 조 수석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야구장이었다. 야간경기였는데 상대 3번이 나중에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했던 티노 마르티네스였다.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야겠다’며 공을 던졌다. 좌타자 몸쪽으로 휘어 떨어지는 완벽히 제구 된 공이었는데 마르티네스가 기가 막힌 스윙으로 때려냈다. 공이 우익수 쪽으로 쭉 날아가 조명탑을 때리는 홈런이 됐다”며 웃었다. 조 수석은 “조명탑이 꽤 높았는데,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영화 ‘내추럴’처럼 공에 맞아 전구가 펑 터지면서 홈런이 됐다. 덕아웃에 돌아오니까 동료들이 ‘야~, 홈런공이 한국까지 날아갔겠다’며 놀리더라”고 추억했다.

티노 마르티네스는 양키스에서 4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스타였다. 2001년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당시 애리조나 마무리였던 김병현(현 KIA)에게 극적인 9회말 동점홈런을 날리기도 했다. 조 수석은 “돌이켜 보면 과거에도 뛰어난 타자들이 많았고 홈런도 많이 맞았다. 그러나 투수의 발전 속도에 비해 타자들의 힘과 기술이 훨씬 좋아지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타고투저는 꽤 오랜 시간 지속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목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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