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조계현 수석코치. 스포츠동아DB
프로 통산 126승을 거둔 조계현 수석은 아마추어 시절도 슈퍼스타였다. 1986년 한·미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팀의 주축 투수였다. 조 수석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야구장이었다. 야간경기였는데 상대 3번이 나중에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했던 티노 마르티네스였다.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아야겠다’며 공을 던졌다. 좌타자 몸쪽으로 휘어 떨어지는 완벽히 제구 된 공이었는데 마르티네스가 기가 막힌 스윙으로 때려냈다. 공이 우익수 쪽으로 쭉 날아가 조명탑을 때리는 홈런이 됐다”며 웃었다. 조 수석은 “조명탑이 꽤 높았는데,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영화 ‘내추럴’처럼 공에 맞아 전구가 펑 터지면서 홈런이 됐다. 덕아웃에 돌아오니까 동료들이 ‘야~, 홈런공이 한국까지 날아갔겠다’며 놀리더라”고 추억했다.
티노 마르티네스는 양키스에서 4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스타였다. 2001년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당시 애리조나 마무리였던 김병현(현 KIA)에게 극적인 9회말 동점홈런을 날리기도 했다. 조 수석은 “돌이켜 보면 과거에도 뛰어난 타자들이 많았고 홈런도 많이 맞았다. 그러나 투수의 발전 속도에 비해 타자들의 힘과 기술이 훨씬 좋아지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타고투저는 꽤 오랜 시간 지속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목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