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네트웍스·콘텐츠K 등과 손잡아
정하연 작가, 이미 中드라마 집필 중
‘별그대’ 효과 “한국 스태프 높이 평가”
배우 김수현, 이민호 등 출연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중국으로 진출하는 스타들이 그 힘을 과시하는 가운데 한국 드라마 제작사와 작가들에 대한 현지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특히 2월 종영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현지 드라마를 비롯한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강한 자극제로 작용하면서 한국의 드라마 제작 인력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최근 삼화네트웍스, 초록뱀미디어, 콘텐츠K 등 대형 드라마 제작사들이 잇달아 중국과 드라마 공동제작 및 투자 유치 협약을 맺으면서 이 같은 움직임에 앞장서고 있다.
삼화네트웍스는 중국 골든유니버셜미디어사와 드라마 ‘봉신연의’를 공동제작한다. ‘구가의 서’를 연출한 신우철 PD를 비롯해 20여명의 제작진이 힘을 보태고 있다. 배용준, 김수현 등이 소속된 키이스트의 자회사 콘텐츠K는 중국 제작사 람해화이형제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드라마 ‘연애쇼’, ‘여우와 어린 왕자’를 제작해 장쑤위성TV에 공급하기로 했다. 초록뱀미디어는 6월 대만 중천TV를 통해 방송될 16부작 드라마 ‘세이, 아이 러브 유’ 공동제작에 나선다. CJ E&M은 쥐허미디어와 하반기부터 ‘남인방2’의 공동제작에 착수한다. ‘소문난 칠공주’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박해진이 주연으로 발탁됐다.
자국 문화를 지키기 위해 규제의 벽이 높기로 소문난 중국이 이처럼 한국의 드라마 제작 인력에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것에 대해 국내 관계자들은 ‘질적인 성장에 대한 갈증’으로 분석했다.
삼화네트웍스의 박태영 기획제작본부장은 4일 “그동안 드라마 산업을 외형적으로 키워낸 중국 측이 이제는 질적인 성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특히 ‘별에서 온 그대’를 계기로 한국의 드라마 스태프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고,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경우 제작비 이외에 판권 판매와 PPL(간접광고)을 통한 수익이 한국에 비해 월등히 높아 국내 제작사들도 현지 진출에 적극성을 띄고 있다. 그동안 한국 드라마의 주요 시장이었던 일본이 최근 더 이상 높은 가격으로 그 판권을 사들이지 않는 것도 국내 제작사들이 중국으로 눈을 돌리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드라마 작가들의 중국 진출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드라마 ‘명성황후’ ‘장녹수’ 등을 집필한 정하연 작가는 현재 명나라를 배경으로 한 중국 드라마 ‘천년의 밥상’을 집필 중이다. ‘제빵왕 김탁구’에 보조작가로 참여한 우수진 작가는 ‘봉신연의’의 공동집필에 참여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중국에서 가장 욕심내는 제작 인력은 한국 작가”라면서 “중국은 한국의 다양한 장르 드라마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그런 점에서 작가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향후 한국 제작사의 단독 제작 가능성은 아직은 높지 않아 보인다. 박 본부장은 “중국 드라마에 외국 스태프가 참여할 경우 합작드라마로 분류돼 방송사당 연간 1편만 편성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언어와 정서적인 공감대 등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여전히 많아 당분간은 공동제작 형태의 참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