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박병호, 56홈런 돌파? 페이스메이커 강정호가 열쇠

입력 2014-06-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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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28)가 목동에서 열린 두산과 3연전에서 5홈런을 날리면서 올 시즌 50홈런을 넘어 이승엽(38·삼성)의 2003년 56홈런 고지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2003년 이승엽과 2014년 박병호

시즌 55경기만에 26홈런…경기당 0.47개
남은 73경기 현재 추세 땐 61홈런도 가능
이승엽보다 느린 페이스·적은 경기수 불리
페이스 유지·강정호 쉼 없는 활약이 관건

넥센 박병호(28)가 6월에도 홈런포를 뜨겁게 토해내고 있다. 6일과 7일 두산전에서 2방씩의 대포를 가동하더니 8일엔 시즌 2번째 목동구장 장외홈런포를 터뜨렸다. 두산과의 3연전에서 5홈런을 몰아치며 시즌 26호를 기록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 50홈런을 넘어 이승엽(38·삼성)이 2003년 작성한 한국프로야구 시즌 최다홈런 기록인 56홈런마저 돌파할 수 있을까. 2003년 이승엽과 2014년 박병호의 홈런을 비교하면서 그 가능성과 과제를 살펴봤다.


● 산술적으로는 56홈런 돌파 가능

넥센은 8일까지 시즌 55경기를 소화했다. 시즌 경기수(128)의 43%를 치른 시점인데, 박병호는 벌써 26홈런을 생산했다. 경기당 홈런수는 0.47개다. 2.1경기당 1개의 홈런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산술적으로는 앞으로 남은 73경기에서 약 35개의 홈런을 추가해 시즌 61개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이승엽의 56홈런 돌파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홈런 페이스도 긍정적이다. 전형적인 슬로스타터인 그는 4월까지 6홈런을 기록하더니 5월에는 14개의 홈런을 추가했다. 6월에도 8일까지 6경기에서 6개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홈런생산에 대한 감을 잡은 그가 앞으로 더욱 무섭게 홈런포를 몰아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56홈런 돌파에 대한 기대를 부풀려 볼 만하다.


● 56홈런까지는 무리다?

그러나 남아 있는 57% 일정은 양날의 칼이다. 희망을 품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극복해야할 난관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26홈런까지만 놓고 보면 2003년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는 박병호보다 빨랐다. 당시 이승엽은 6월 6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26호를 기록했다. 그때까지 삼성은 시즌 50경기를 소화했다. 박병호가 올해 8일에 26홈런을 기록할 때까지 소요된 55경기보다 5경기 적었다. 26홈런 달성까지만 보면 올해 박병호는 경기당 0.47홈런이지만, 2003년 이승엽은 경기당 0.52홈런이었다.

이승엽은 2003년 4월에 6개, 5월에 15개, 6월에 14개의 홈런포를 토해낸 뒤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홈런 생산속도가 떨어졌다. 7월과 8월에 6개씩 기록했고, 9월에 8개, 10월에 1개를 추가했다. 상대팀의 견제와 기록에 대한 부담감으로 시즌 막바지 55호 홈런을 친 뒤 5경기 동안 홈런을 만들지 못하다 시즌 최종일에 대망의 56호를 터뜨렸다. 26호까지 경기당 0.52개였던 홈런 생산속도는 시즌 전체로 환산해보니 0.42개로 떨어졌다. 박병호 역시 여름철과 기록에 대한 부담감은 떨쳐내야 할 과제다.

시즌 경기수도 박병호가 이승엽보다 불리하다. 팀당 경기수가 2003년엔 133경기였지만, 올해는 5경기 적은 128경기다. 따라서 박병호는 56호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올 시즌 끝까지 경기당 0.44개의 홈런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 앞으로의 페이스와 주변 환경도 변수!

주변 환경도 중요하다. 이승엽은 2003년 53홈런을 기록한 심정수(현대)라는 훌륭한 라이벌이 있었다. 기록을 위해서는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하지만, 박병호는 올해 고독한 레이스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은 이승엽보다 불리하다.

홈런을 위해서는 팀 내에서 뒤 타자의 도움도 받아야한다. 이승엽은 당시 3번으로 나섰는데, 4번 마해영(38홈런)과 5번 양준혁(33홈런)의 후광효과도 얻었다. 상대팀이 이승엽을 거르기 힘든 구조였다. 넥센 4번타자인 박병호는 이 부분에서는 이승엽처럼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홈런 2위인 강정호(17홈런)가 5번에서 지금처럼 버텨준다면 상대팀이 박병호와 정면승부를 피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산술적인 계산은 어디까지나 현 시점에서의 숫자놀음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미래다. 박병호의 홈런숫자가 어디까지 도달할지, 남은 시즌 그의 방망이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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