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질문있어요] 탄탄한 수비조직력이 최대 강점…배후공간을 노려라

입력 2014-06-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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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상대 러시아는 어떤 팀?

‘다음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진행하는 ‘차붐, 질문 있어요!’ 코너는 차범근 SBS 해설위원이 브라질 현지에서 들려주는 축구 이야기다. 원정 월드컵 사상 첫 8강 진출에 도전하는 태극전사들뿐 아니라 월드컵 무대에서 일어나는 축구 관련 소식을 모두 전해준다. ‘차붐’의 설명을 들으면 축구가 좀더 쉬워진다.

종횡무진 활약 MF진 협력플레이 큰 장점
중앙DF 스피드가 약점…그라나트는 복병
주장 시로코프의 공백은 홍명보호 희소식
신예 공격수 코코린에 주목…활동량 탁월

2012년부터 러시아축구를 분석해봤다. 러시아가 2014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평가전인 모로코전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는데, 2012유럽선수권대회에 비해 많이 변했다. 화려함은 부족하지만 조직력은 훨씬 견고해졌다.

모로코전에서 파비오 카펠로(68) 러시아 감독이 한 선수에게 설명하는 장면에서 지도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왼쪽 측면 수비수를 불렀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가 공격에 가담한 상황이기 때문에 중앙 수비수쪽으로 위치를 옮겨야 하는데, 왜 터치라인 쪽으로 벌려서 있냐는 지적이었다. 그 시점에 상대 공격수 한명이 중앙 수비수 2명과 수비형 미드필더 사이에 위치했다. 공격자가 한명밖에 없어 측면 수비가 안쪽으로 들어올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카펠로 감독은 아주 단호하게 경기 전 주문했던 공격 상황에서의 수비 움직임과 위치를 지적했다. 러시아 수비가 왜 안정감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상대 입장에서 보면 수비수를 따돌려도 어디에선가 다른 선수가 나타나고, 또 나타난다. 러시아선수들의 움직임은 이 팀의 수비조직이 얼마나 좋은가를 느끼게 한다. 카펠로 감독은 자신만의 축구를 하고 싶어 한다. 세계적 명장들에게만 나타나는 독특하고 특별한 철학이다. 수비조직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체적으로 수비능력과 조직력이 좋지만 배후공간을 허용하는 단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중앙 수비수들은 스피드에 약점을 갖고 있다. 블라디미르 그라나트(디나모 모스크바)가 출전하면 다를 수 있다. 그라나트는 스피드가 부족한 수비를 보완해줄 카드다. 우리 해외파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본다. 개인보다 함께 공격작업을 할 때 더 효과적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러시아 공격에서의 가장 큰 장점은 미드필드진이다. 공격과 수비의 간격이 좁은데, 그 중간에서 미드필더들이 종횡무진 활약한다. 상대방에게 시간적, 공간적 여유를 갖지 못하게 한다. 협력 플레이가 대단히 좋다. 하지만 부상으로 낙마한 주장 로만 시로코프(크라스노다르)의 공백은 러시아에 치명적이다. 경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팀에 색깔을 입혀주는 선수다. 카펠로 감독은 올레그 샤토프, 빅토르 파이줄린(이상 제니트)을 놓고 모로코전에서 테스트했다. 한국전에 어떤 카드를 낼지 궁금하다.

카펠로 감독의 고민은 공격에 있다. 2018월드컵은 러시아에서 열린다.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새로운 스타가 필요하다. 2년여 동안의 러시아 경기를 분석해 보면 최전방 공격수는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제니트)였다. A매치 81경기 출전에 25골을 넣었다. 부상이 없으면 언제나 스타팅으로 나선 31세의 베테랑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피’ 알렉산데르 코코린(23·디나모 모스크바)쪽으로 무게가 이동되고 있다. 왼쪽 날개도 소화하는 코코린은 최전방에 포진할 때 상대에게 더 부담감을 준다. 파워와 활동량이 좋다. 코코린은 176cm로 작지만, 기술이 있고 결정력을 갖췄다. 직접 공간을 파고들기보다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고 패스를 연결하면서 위험지역을 점령한다. 움직임이나 파괴력은 확실히 코코린이 좋다. 우리 수비수들에게는 케르자코프보다 코코린이 더 위협적일 것이다.


정리|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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