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인의 전사 Road to Brazil] 축구천재 박주영, 결정적 순간엔 그가 쏜다

입력 2014-06-17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주영. 스포츠동아DB

A매치 ‘통산 24골’ 한국 최고 공격수
아스널 적응 실패 이후 불운의 연속
홍명보 감독 원칙 깨고 박주영 선택
월드컵 활약으로 반전 계기 마련해야

2014브라질월드컵에 나서는 ‘홍명호보’의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29·왓포드)은 국내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이다. 숱한 환희의 순간도 선사했지만, 때론 적잖은 실망감도 안겼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평가가 어떻든, 한 가지만은 명확하다. 그의 활약 없이는 홍명보호도 브라질월드컵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이다.


● ‘축구천재’로 신드롬을 일으키다!

대구 반야월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95년 4월. 학년별 학급대항경기에서 펄펄 날던 박주영은 시덕준 감독의 눈에 들어 정식으로 축구에 입문한 뒤 승승장구했다. 청구중∼청구고를 거치며 일찌감치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고3 때인 2004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선 홀로 6골을 몰아쳐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이듬해 1월 카타르 8개국 초청대회 때는 4경기에서 무려 9골을 뽑아 우승컵, 득점왕, MVP를 휩쓸며 ‘박주영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에 이어 한국축구의 대형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스타로 부상했다.
성공가도를 달리다!

고려대를 중퇴한 뒤 2005년 FC서울에 입단해 프로생활을 시작한 박주영은 데뷔 첫해 18골-4도움의 눈부신 활약으로 득점왕과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그해 6월 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으로 A매치에 데뷔해 골까지 터트리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2008년 프랑스 명문 AS모나코로 이적한 박주영은 2011년 9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널에 입단하기 전까지 거침없는 성공가도를 달렸다.


● 연이은 실패와 잇단 논란

그러나 아스널 입단은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셀타 비고,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왓포드로 임대를 전전한 박주영은 부상과 부진으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브라질월드컵 개막 직전 아스널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팬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12런던올림픽을 앞두고였다. 병역 논란에 휩싸인 그는 올림픽 개막 직전 홍명보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면돌파를 시도했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브라질월드컵 최종 엔트리 선발 과정에서도 잡음이 일었다.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는 뽑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홍 감독은 자신의 원칙을 깼고, 봉와직염 때문에 조기 귀국했던 박주영은 ‘황제훈련’ 논란을 낳기도 했다.


●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라!

박주영은 위기에서 강했다. 자신의 2번째 월드컵 무대였던 2010년 남아공대회. 조별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전에서 어이없는 자책골로 1-4 완패의 빌미를 제공하며 스스로도 큰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처한 한국을 구한 주역은 박주영이었다. 나이지리아와의 3차전에서 1-1 동점이던 후반 4분 명품 프리킥을 성공시켜 2-2 무승부의 주춧돌을 깔았고, 한국도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병역 논란에 시달리던 런던올림픽 때도 마찬가지였다. 부진을 거듭하다 마지막 순간 힘을 냈다. 일본과의 3·4위 결정전에서 환상적인 결승골로 한국에 올림픽 첫 동메달의 영광을 선사했다.

‘축구천재’는 이번에도 반전 드라마에 도전한다. 최근 평가전에서의 부진은 또 다른 환희를 위한 아픔의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한다. 그의 발끝에 자신의 축구인생은 물론 홍명보 감독의 운명과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달성 여부가 달려 있다. <끝>


박주영(왓포드)은?
▲생년월일=1985년 7월 10일
▲키·몸무게=183cm·72kg
▲출신교=청구중∼청구고∼고려대(중퇴)
▲프로 경력=FC서울(2005년∼2008년 8월), AS모나코(2008년 8월∼2011년 8월), 아스널(2011년 8월∼2012년 8월), 셀타 비고(2012년 8월∼2013년 8월), 아스널(2013년 8월∼2014년 1월), 왓포드(2014년 1월∼현재)
▲A매치 데뷔전=2005년 6월 3일 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
▲A매치 통산=64경기·24골
▲월드컵 경험=2006독일·2010남아공(통산 1골)
▲주요 경력=2004년 U-19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