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드라마·케이팝의 힘 배운다…한류의 진화

입력 2014-06-18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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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에는 2000명의 현지 한류팬이 모였다. 김종국, 크레용팝의 공연에 현지 관객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사진제공|더그루브 엔터테인먼트

■ 中 현지 업체들 한류 행사 참여 열풍

경쟁력 있는 한류 콘텐츠 ‘배우기’ 나서
OST 콘서트·커버댄스 축제 등 큰 관심
단순합작 넘어 문화교류…시너지 기대


중국 한류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수동적으로 흡수하던 중국 한류 팬과 관련 업체들이 영화와 드라마 합작 시도를 넘어 이제는 콘텐츠의 힘을 가까이에서 얻기 위해 바쁘게 뛰고 있다. 기존의 합작과 협력 등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현지 한류 팬들의 한류에 대한 관심도 더욱 적극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 규모 음반 제작 및 유통사인 차이나뮤직과 동영상 공유를 기반으로 한 포털사이트 투도우닷컴은 최근 한국 법인을 세우고 한류 원산지에 뛰어들었다. 목표는 간단하다. “경쟁력 있는 한류 콘텐츠를 배우고 교류하겠다”는 것이다. 투도우닷컴의 후오야난 PR매니저는 “한국 법인을 활용해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교류하려 한다”며 “한류의 힘은 드라마 배경음악과 같은 파생적인 콘텐츠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14일과 15일 중국 베이징 신흥 문화지구 751디파크에서 열린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와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무대에서도 현지 콘텐츠업체들의 뜨거운 관심이 엿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주중한국문화원 김진곤 원장은 “한류 행사는 많았지만 이번처럼 여러 주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한 건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투도우닷컴은 이번 행사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 사이트가 급성장하는 배경에는 ‘별에서 온 그대’ 등 한국 드라마 서비스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판권을 구입하는 곳이 방송사가 아닌 투도우닷컴과 같은 온라인 사이트라는 점도 이목을 끈다.

그동안 한류 열기에도 한류스타와 관련 콘텐츠의 중국 진출에는 여러 제약이 없지 않았다. 일본이나 대만 등 주변 국가보다 까다로운 진입 조건과 함께 자국 문화를 지키려는 벽이 존재한 탓이다.

대안으로 부상한 방식은 중국 현지 업체와 합작이나 협력. 이민호가 중국 최대 규모 엔터테인먼트사 화이브러더스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에프터스쿨 소속사 플레디스가 현지 기획사 위에화엔터테인먼트와 손잡은 이유도 이런 배경에서다. 중국에서 처음 열린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가 높은 호응을 얻은 원동력도 현지 업체들의 지원과 협력 덕분이다. 공연을 공동 주최한 차이나뮤직 런 샤오펑 부대표는 “한국 콘텐츠는 매우 만족스럽다”며 “장기적으로 두 나라 문화가 교류할 수 있는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류 팬들의 적극성도 시간이 흐를수록 뜨거워진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케이팝 커버댄스 페스티벌’의 베이징 예선 참가자들은 그동안 유럽과 남미,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열린 그 어느 대회보다 돋보이는 실력으로 시선을 끌었다. 총 11개팀이 겨룬 베이징 예선 우승은 20대 여성 네 명으로 이뤄진 ‘스타댄스’라는 팀이 차지했다. “어릴 때부터 이효리를 좋아해 온라인 동영상을 보며 그 춤을 배웠다”는 이들은 “케이팝은 중국 노래보다 중독성이 강해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반겼다.

베이징(중국)|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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