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주장 하세베, 블로그에 ‘장문의 사과글’ 게재

입력 2014-06-30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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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16강 진출에 탈락한 일본 축구대표팀 주장 하세베 마코토(30·프랑크푸르트)가 팬들에게 사과문을 올렸다.

하세베는 지난 25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브라질 월드컵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결과로 끝났다”고 운을 뗐다.

그는 “어떤 글을 쓰면 좋을지, 여러분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 것인지 좀처럼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일본 대표팀을 믿고 응원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주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은 앞으로 일본 축구의 큰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하세베는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의 퇴임에 대해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감독이나 선수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하세베는 “콜롬비아 전이 끝난 뒤 몇 년 동안 흘리지 않던 눈물이 저절로 흘렀다”며 “서른 살이나 돼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부끄럽기 때문에 어떻게든 견디려 했지만 무리였다”고 털어놨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아울러 “내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없게 될 정도로 열정을 다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마음을 갖게해준 축구, 일본 대표팀에 감사하고 앞으로의 축구 인생을 걸어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2014 브라질 월드컵 C조에 편성됐던 일본은 “4강에 진출하겠다”는 각오와 달리 1무2패의 성적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일본은 4년간 대표팀을 맡았던 자케로니 감독이 물러나며 4년 뒤를 기약했다.

▶이하 하세베 마코토 사과문 전문◀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는 탈락이라는 결과로 끝이 났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쓰면 좋을지, 여러분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 것인지 좀처럼 정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 일본 대표팀을 끝까지 믿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기대에 미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이번 결과는 선수들의 부족과 다름 없습니다. 주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 결과는 앞으로의 일본 축구에 큰 분기점일 될 것입니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방식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와 반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방식을 바꾸지 않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입니다. 어떤 쪽이 됐든, 그 전에 제대로 된 계획이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축구는 세계의 문화라고 다시 느꼈습니다.

그 중에 강호로 불리는 나라는 100년, 2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축구가 하나의 문화로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J리그가 시작한 지 아직 20년 정도며 축구가 문화로 뿌리내렸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선수가 높은 의식을 가지고 성장해야 하는 것이 전제이지만, 일본 축구팬들에게는 월드컵이나 대표팀 경기 뿐만 아니라 일본 축구 전체에 관심과 함께 때로는 엄격한 모습으로 축구 문화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조금 전, 자케로니 감독의 퇴임이 발표됐습니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감독이나 선수를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4년 전에 (자케로니 감독은) 말도, 문화도 완전히 다른 나라에 와서 최대한 노력하고 문화를 존중한 훌륭한 인간성을 가진 분이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콜롬비아 전이 끝난 뒤 몇 년 동안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 저절로 흘렀습니다. 서른 살에 대중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견디려 했지만 무리였습니다.

동시에,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없게 될 정도로 열정을 다한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런 생각은 인생에서 많이 느낄 수 없습니다.

그런 기분을 만들어 준 축구, 일본 대표팀에 감사하고 앞으로의 축구 인생을 걸어가겠습니다.

동아닷컴 김우수 기자 woos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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