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양현종(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인천AG 활약땐 류현진에 준하는 대형계약 가능
1988년생 스물일곱 일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는 일본에 이어 메이저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1일까지 성적은 11승 3패, 방어율 2.10이다. 투수의 무덤으로 불리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조에서 2점대 초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울 정도다.
다나카와 동갑내기 투수 두 명이 메이저리그 구단의 깊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나이는 같지만 국적은 대한민국. 다나카와 달리 모두 왼손으로 공을 던진다. 김광현과 양현종이다. 김광현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상할 경우, 양현종은 풀타임으로 시즌을 마치면 구단 동의 하에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다.
주목할 부분은 두 투수의 포스팅 금액(이적료)이다. 현장에서는 지난해 다나카의 전 소속팀 라쿠텐이 양키스에서 받은 2000만 달러(약 202억)를 뛰어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는 선수노조의 강력한 요구로 메이저리그와 선수계약 협정을 개정했다. 포스팅금액 최대한도를 2000만 달러로 묶고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복수의 팀과 선수가 협상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첫 수혜자가 다나카다. 포스팅 금액은 다르빗슈 유(5170만 달러)의 절반도 안됐지만 연봉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받았다.(다나카 7년 1억5500만 달러, 다르빗슈 6년 5600만 달러)
일본의 협정 개정이후 한국과 메이저리그의 선수계약 협정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스포츠동아 취재결과 한국과 미국은 협정 개정에 대한 계획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번도 이와 관련한 문의가 없었다. 한국은 일본과 다른 협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개정할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2012년 류현진은 2574만 달러의 이적료를 한화에 안기고 다저스와 계약했다. 당시는 거품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표적인 저비용 고효율 계약으로 꼽힌다.
김광현, 양현종은 좌완이며 이제 투수로 전성기 나이다. 류현진이라는 훌륭한 성공 모델도 있다. 메이저리그 팀 입장에서는 일본과 달리 연봉협상 독점권을 따내 과열 없이 장기계약을 노릴 수 있어 매력적이다.
포스팅 금액이 중요한 이유는 정상급 투수의 해외도전이 이제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2000만 달러 이상 포스팅 금액이 나오면 류현진이라는 선례가 있기 때문에 해외진출을 반대하기 어렵다. 전력약화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팀에 헌신한 선수의 빅리그 도전 길을 열어 주고 모그룹에 의존하는 국내 구단이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