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디오판독 방송카메라. 스포츠동아DB
“또다른 오심 피해 입을 수도”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가 시즌 후반기가 시작되는 22일부터 비디오 판독을 확대 시행한다. 18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열리는 감독자 회의에서 세부적인 내용이 결정될 예정이지만 큰 틀은 잡혀있다. 판독 요청은 메이저리그와 마찬가지로 최대 2회이며, 첫 번째 판독 결과가 심판의 오심임이 드러나면 두 번째 요청기회를 얻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와 다른 부분은 비디오 판독을 구장에 설치된 공식 판독용 카메라가 아닌 중계카메라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이를 전해들은 방송사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9일 열린 KBO 미디어회의에 참석한 한 방송사 PD는 “홈런도 그렇지만 아웃-세이프 판정은 승부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며 “물론 지금 장비로 판독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1000분의 1초로 돌려 찰나의 모습을 잡아낼 수 있지만 문제는 카메라의 각도다. 각 구장마다 카메라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다른 한 쪽에 유리한 결정이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례로 파울라인 인앤아웃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파울선상에 카메라가 놓여 있어야한다. 그러려면 관중석에 카메라가 설치돼야 하는데 사실상 쉽지 않다. 1루 아웃-세이프 판정 또한 카메라 앵글 각도에 따라 글러브에 공이 들어가는 순간과 타자주자가 베이스를 밟는 순간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이 PD는 “메이저리그의 경우는 구장마다 동일한 곳에 오피셜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판독 결과를 중계 도중 따로 보여준다. 각 방송사마다 다른 각도에서 촬영하는 상황에서 불이익을 보는 팀이 나온다면 그건 오심을 잡으려다 오히려 프로야구에 피해를 입히는 꼴이 되지 않겠나. 심사숙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