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거나 Fun하거나] ‘군도’·‘명량’·‘해적’·‘해무’, 韓 영화에 휩쓸릴 준비 됐는가

입력 2014-07-14 1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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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한국 블록버스터 파도에 휩쓸릴 준비가 됐는가. 7월 23일부터 8월 말까지 한국 블록버스터 네 편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다.

우리나라 대표 영화 투자 배급사인 쇼박스·CJ·롯데·NEW는 7~8월 블록버스터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군도 : 민란의 시대’, ‘명량’,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해무’ 등이 그 주인공. 7~8월 극장가를 노리는 이 영화는 네 배급사들의 올해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작품이기도 하다. 모두 100억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고 하정우, 강동원, 최민식, 류승룡, 김남길, 손예진, 김윤석, 박유천 등 화려한 톱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이에 영화계에서도 여름 극장가의 승자가 누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하정우·강동원·윤종빈 감독, 대세들의 만남 ‘군도’

여름 대작들 중 ‘군도’가 먼저 포문을 연다. 23일 개봉하는 ‘군도’는 대세남 하정우와 강동원 그리고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서 이름을 알린 윤종빈 감독의 만남으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군도’ 는 민란이 들끓던 조선 철종시대를 배경으로 탐관오리들의 재산을 털어 힘없는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의적떼 군도(群盜) 무리에 백성 도치(하정우)가 합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도치는 나주 대부호의 서자이자 최고의 무관출신인 조윤(강동원)의 명을 어겨 가족을 끔찍하게 잃게 되고 그에게 앙갚음을 하기 위해 군도 무리에 합류한다. 반면 서자라는 신분 때문에 낙향한 조윤은 집안을 차지하기 위해 군도 소탕에 나선다.

우직한 남성미의 하정우와 가늘고 서늘한 강동원의 날 선 대립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객들을 움직이는 하정우와 관객들이 기다려온 강동원이 스크린에서 극단의 매력을 표현할 예정이다. 특히 쌍칼을 휘두르는 도치와 긴 장검을 휘날리는 조윤의 대결은 사극에서 보던 무협보다 서부영화의 느낌으로 표현돼 색다른 액션활극의 탄생을 기대하게 한다. 하정우, 강동원 외에도 조진웅, 김성균, 마동석, 이성민, 이경영, 윤지혜 등 충무로의 별들이 ‘군도’를 더 빛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 ‘이순신’ 최민식 vs ‘구루지마’ 류승룡의 카리스마 대결 ‘명량’

‘군도’에 이어 사극 ‘명량’이 뒤를 잇는다. 30일 개봉하는 ‘명량’은 조선시대 정유재란 당시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군선을 물리친 이순신의 ‘명량해전’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임금과 조정 대신들의 질시로 백의종군으로 내몰린 이순신 장군이 일본의 대군을 무찌른 역사적 내용을 스크린에 담았다.

‘명량’의 관전포인트는 리얼리티다. 12척의 배로 수백 척의 왜선과 수천 명 왜군에 맞선 대전의 위용을 되살리기 위해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배인 판옥선과 일본의 전투선 세키부네, 이를 지휘하는 안택선 등 4척의 거대한 배를 건조하여 제작했다. 한국 영화에서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도전을 감행한 것. 게다가 실제 운행이 가능한 배이며 바다에서의 촬영으로 생생함을 더 했다. 또한 미술, 의상, 분장 분야 등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1597년 임진왜란 6년이라는 시대적 상황과 조선과 왜군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전투를 구현했다.

그 뿐인가. 배우 최민식과 류승룡의 묵직한 카리스마 연기 대결도 펼쳐진다. 성웅 이순신 장군으로 새롭게 귀환한 최민식의 강렬한 존재감과 왜군 ‘구루지마’ 류승룡의 카리스마가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영화팬들은 설레고 있다. 또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와 감각적인 연출력으로 충무로를 이끌고 있는 김한민 감독이 ‘최종병기 활’에서 보여준 생생하고 짜릿한 쾌감에 이어 ‘명량’에서는 규모감 있는 해전으로 다채로운 볼거리와 묵직한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해적’ 김남길·손예진의 조합…한국판 ‘캐리비언 해적’ 될까

올 여름 개봉하는 한국 영화 중 ‘해적’만이 가진 코드는 ‘유머’. 진지함과 무거움을 지닌 경쟁작들과는 달리 유쾌하고 세련된 유머로 관객들을 찾는다. ‘해적’은 조선개국을 배경으로 명나라에서 받은 국새를 고래가 먹어버리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세력이 벌이는 바다 위 통쾌한 대격전을 그린 어드벤처물이다.

국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들의 면면은 오락성을 뒷받침해주는 가장 든든한 포인트다. 김남길, 유해진, 박철민, 김원해, 조달환이 만들어내는 에피소드와 실존인물 3인방 이성계, 정도전, 한상질은 조선 시대를 그린 사극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려지던 기존 이미지와는 다르게 코믹한 인물로 설정되어 반전의 묘미를 선사한다.

또한 이야기의 주축이 되는 배우들의 이미지 변신도 주목할 만하다. 김남길은 산적단 두목 장사정 역으로 걸걸한 상남자 면모는 물론 허당끼 다분한 반전 매력까지 선보여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고 스크린 여제 손예진이 해적단 여두목 여월 역을 맡아 생애 최초 검술, 와이어 액션 등 고난도 액션 연기를 펼친다.

● ‘살인의 추억’의 만남, 봉준호 제작·심성보 연출 ‘해무’

8월 13일에는 ‘해무’가 마지막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대한민국 대표 감독 봉준호가 처음으로 기획과 제작에 나선 작품이다. 또 ‘살인의 추억’의 이야기를 완성시킨 심성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해무’는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여섯 명의 선원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 속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살인의 추억’으로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스릴러 영화로는 독보적인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두 사람의 재회는 또 다른 관전포인트. 관객들에게 늘 새로운 이야기로 다가오는 봉준호 감독과 탄탄한 이야기로 극의 재미를 더하는 심성보 감독이 이끄는 ‘해무’가 제2의 ‘살인의 추억’으로 탄생될 지 기대된다. 특히 스크린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배우 김윤석이 선장 ‘철주’로 분해 따듯하고 유머러스한 인간적인 매력을 보이며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또한 JYJ 박유천이 스크린 데뷔작에서 김윤석과 어떤 호흡을 펼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해무’는 유일하게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군도’와 ‘명량’은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고 ‘해적’은 12세 이상 관람가다. 청소년 관란불가 판정이 흥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관객들이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될 여름 극장가는 관계자들에게도 피 튀기는 전쟁이 될 전망이다. 비슷한 장르의 대작이 한 주 간격으로 개봉을 하기 때문에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개봉 첫 주에 승기를 잡지 못한다면 순식간에 경쟁에서 밀리게 될 것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비슷한 소재와 장르가 올 여름에 뭉친 만큼, 각 영화가 지닌 개성이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관객 수가 결정될 것 같다. 치열한 경쟁이 될 수 있지만 영화의 질에 따라 파이의 크기가 결정될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관객들은 가장 재미있는 영화를 고를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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