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여전히 대형 노트북이 필요한 이유?

입력 2014-07-16 09: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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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등장하는 노트북의 특징을 말하자면 '휴대성'과 '성능'의 균형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노트북과 비슷하거나 적은 크기지만, 얇고 가벼워 휴대성이 좋다. 또한, 프로세서, 메모리, 저장장치 제조 기술이 발달해 부피가 작으면서도 만족할만한 성능을 내는 부품을 탑재한다.

물론 이런 제품만 출시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보다 줄기는 했지만, 휴대성을 포기하고 성능을 극한까지 높인 제품도 종종 등장하고 있다. 일명 '게이밍 노트북'이라고 불리는 제품 역시 이 중 하나다. 게이밍 노트북은 내장 그래픽 칩셋을 사용하는 일반 노트북과 달리 외장 그래픽 카드를 갖췄으며, 성능이 높은 만큼 발열도 상대적으로 심해서 내부 냉각을 위한 부품도 있다. 그만큼 부피가 크고 무게도 제법 된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HP가 출시한 게이밍 노트북 엔비 15(ENVY 15-Q003TX)다.


우수한 하드웨어 사양

우선 하드웨어 사양을 살펴보자. 우선 인텔 4세대 코어 i7 프로세서(4710HQ, 쿼드코어)를 탑재했다. 이 프로세서는 하이퍼스레딩(코어당 스레드를 2개로 인식해 성능을 높이는 기술, 스레드는 CPU에서 실제 연산을 담당하는 영역) 기능을 지원하므로, 옥타코어 수준의 성능을 낸다.

그래픽 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850M과 인텔 내장 그래픽 HD4600을 갖췄다. 엔비디아 제어판에서 개별설정을 통해 그래픽 자원을 많이 요구하는 작업(게임 등)에는 외장 그래픽(GTX 850M)을, 일반적인 사용에는 전력소모가 적은 내장 그래픽(HD4600)을 사용하도록 설정할 수 있으니 필요에 따라 사용하면 된다. 참고로 HD4600은 디아블로3를 풀HD 해상도로 무리 없이 구동할 수 있다.


저장장치는 1TB SSHD를 탑재했다. SSHD는 SSD의 속도와 HDD의 저렴한 가격 및 넉넉한 용량을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SSHD는 자주 쓰는 데이터를 SSD 영역에, 일반 데이터는 HDD 영역에 저장한다. 이를 통해 한 번 열었던 파일이나 소프트웨어를 다음번 실행 시 더 빠르게 불러온다. 쓰면 쓸수록 빨라지는 셈이다. 물론 1TB SSD를 사용한다면 속도가 더 빠르다. 하지만 현재(2014년 7월) 1TB SSD 가격은 50만 원 이상이라 제품 전체 가격을 높인다.


메모리는 8GB며 여분 슬롯을 갖추고 있어, 필요에 따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참고로 하판은 나사 하나만 풀면 분리할 수 있기 때문에 PC에 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라면 혼자서도 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게임 구동 성능은?

실제 게임 구동 성능은 어떨까? 다양한 게임을 실행하며 확인했다.

우선 블레이드 앤 소울이다. 이 게임의 권장사양은 인텔 쿼드코어 프로세서 이상, 메모리 4GB 이상, 그래픽 카드 지포스 8800GT 이상, 저장장치 여유공간 22GB 이상을 요구한다. 온라인 게임으로서는 아주 높은 요구사양이다.

그래픽 설정을 가장 높음(5)으로 설정하고, 물리 효과, 지형 인식 효과, 고급 물결 효과 등의 후처리도 모두 활성화했다. 또한, 계단 현상 완화(앤티 앨리어싱)도 가장 높은 FXAA 4단계를 적용했고, 해상도는 풀HD(1,920x1080)로 맞췄다. 일명 '풀 옵션'이라 불리는 설정이다.


게임을 약 30분 정도 실행하면서 평균 fps(frame per second, 초당 화면 표시 수로 높을 수록 화면이 부드럽게 움직인다)를 측정해보니 25~30fps를 유지했다. 아주 쾌적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는 된다. 그래픽 효과와 조금만 타협하면 아주 부드럽게 구동할 수 있다.


다음은 월드 오브 탱크다. 이 게임의 권장 사양은 3세대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 이상, 메모리 4GB 이상, 그래픽 카드 지포스 GTX 660(그래픽 메모리 2GB) 이상, 저장장치 여유공간 30GB 이상을 요구한다. 장르는 다르지만, 앞서 실행했던 블레이드 앤 소울보다 조금 더 높은 사양이 필요하다. 특히 이 게임은 캐릭터(전차)뿐만 아니라 수풀, 나무, 건물 등 파괴할 수 있는 오브젝트가 많아 비교적 높은 사양을 요구한다.

그래픽 품질, 오브젝트 밀도, 수면 효과, 광원 효과 등을 모두 최고로 맞추고 앤티 앨리어싱을 적용했다. 해상도는 풀HD로 설정했다.


빠르게 움직임이 빠른 경전차로 게임을 진행하면 fps는 평균 25 정도를 유지한다. 하지만 수풀이 많은 곳에서 달리거나 저격모드를 켰을 때는 20fps 초반 정도로 떨어졌다. 이와 달리 앤티 앨리어싱을 끄고 그래픽 설정을 높음(최고 바로 아래)으로 하면 30~40fps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으며, 중간(높음 바로 아래)으로 설정하면 45~50fps를 유지한다.


다음으로 실행해본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다. 사실 이 게임은 권장사양이 최신 울트라북과 내장 그래픽 만으로 구동할 수 있을 정도라, 앞서 실행한 게임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노트북을 구매할 때 '롤 잘되요?'라고 물을 정도로 대중적인 게임이라 실제 구동 성능을 확인해봤다.


모든 그래픽 설정을 매우 높음으로 맞추고 앤티 앨리어싱, 수직 동기화 등 시스템 자원을 많이 소모하는 설정을 모두 활성화했다. 해상도는 풀HD다. 당연한 결과지만, 이 모든 것을 적용해도 60fps를 유지한다. 사실 앞서 말한 울트라북으로는 중간이나 낮음 등 낮은 그래픽 설정으로 맞춰야 25~30fps 정도가 나온다.

마지막으로 아르마3(ARMA 3)를 실행했다. 아르마3는 밀리터리 FPS 게임으로, 인텔 2세대 코어 i5프로세서 이상, 메모리 4GB 이상,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 560 이상을 요구한다. 세밀한 그래픽 묘사, 넓은 맵, 사실적인 물리엔진 등이 특징이다.

그래픽 설정을 최고(ultra)로 설정하고, 앤티 앨리어싱 8단계, 후처리 효과에 대한 앤티 앨리어싱, 비등방성 필터링, 수직 동기화, 반사효과 등을 모두 활성화했다. 해상도는 풀HD다.


게임을 실행해보니 캐릭터가 서있을 때는 약 20~22fps로 나왔다. 여기서 빠르게 움직이는 등의 동작을 하면 20fps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앤티 앨리어싱 관련 기능을 모두 비활성화하고 일부 후처리 효과를 줄이면 나머지 그래픽 효과를 최고로 맞추더라도 50fps 정도를 유지한다. 사실 앤티 앨리어싱은 시스템 자원을 상당히 많이 소모하는 기능이지만, 가시적 효과가 작다. 때문에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 사용자가 아니라면 이 기능을 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G 와이파이 지원

앞서 게임을 실행할 때는 모두 와이파이를 연결한 상태로 진행했음에도 끊김 없이 실행할 수 있었다. 이때 핑(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ms(30/1,000초) 내외로, 입력지연현상 등이 발생하지 않았다. 빠른 반응속도가 필요한 FPS 게임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을 정도다. 5G 와이파이(802.11ac)를 수신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신호를 내는 공유기만 있으면 와이파이만으로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발열은 조금 심한 편

발열은 조금 심한 편이다. 그래픽 카드와 프로세서 등 핵심 부품이 몰려있는 좌측 상단(전원버튼 근처)은 고사양 게임 구동 시 제법 뜨거워진다. 블레이드 앤 소울 약 30분 정도 실행한 뒤 온도를 재보니 43도였으며, 열기가 나오는 통풍구 온도를 직접 재보니 51도였다. 물론 여기는 손을 올려놓는 곳이 아니라 사용 시 거슬리지는 않는다. 실제로 키보드 온도는 37도 정도였으며, 손바닥을 올리는 팜 래스트는 33도 정도다.


2.1채널 스피커 내장

내장 스피커는 일반 노트북과 비교해 우수하다. 제품 하단에 서브우퍼를 갖춘 2.1채널 스피커로, 동영상 감상이나 게임 시 별도 스피커가 없어도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소리를 크게 키워도 고음에서 쇳소리나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저음은 서브우퍼 덕분에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터치스크린과 터치패드

이 제품은 터치스크린은 물론 윈도8.1에 최적화한 터치패드까지 갖췄다. 터치패드는 HP 컨트롤존 트랙패드 기을 통해 다양한 제스처로 운영체제를 조작하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면 손가락 세 개를 터치패드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면 실행 중인 앱을 종료할 수 있고, 우측 가장자리를 한 손가락으로 쓸면 참바를 열 수 있다. 왼쪽 가장자리를 안쪽으로 쓸면 백 그라운드에서 실행 중인 앱 목록이 나타난다.


키보드는 숫자패드를 갖춘 99키다. 키 감은 제법 묵직한 편이며, 자판 하나하나가 비교적 높게 솟아있어 오타도 적다. 키보드에 백라이트도 있다. 자동 점등이나 밝기 조절 등의 기능은 없지만, 백라이트가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15인치 다운 입출력 단자

입출력단자로는 USB 3.0 4개, HDMI 1개, SD카드 슬롯, 유선랜, 헤드폰/마이크 콤보 등을 갖췄다. 15인치 노트북답게 모든 단자는 표준 크기다. 화면 크기는 15.6인치고, 해상도는 풀HD다. HD급 웹캠과 전면 마이크를 갖췄다. 크기는 384 x 260 x 27mm며 무게는 약 2.3kg이다. 비교적 크고 무거워 항상 휴대하기는 어려운 제품이다. 전원 설정을 균형으로 맞춘 뒤 간단한 문서작업을 하면 배터리 지속시간이 약 3시간 30분 정도다. 하지만 게임을 구동할 때는 배터리 소모량이 급격하게 커지니 전원 어댑터를 연결한 상태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좋다.


게이밍 노트북이 필요한 이유?

2014년 7월 중순 인터넷 최저가는 136만 2,000원이다. 비슷한 성능의 노트북이 최저 110만 원부터 최고 160만 원 정도이니, 평균적인 가격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 정도 비용으로 데스크톱을 구성하면 더 좋은 성능을 얻을 수 있다. 그럼에도 게이밍 노트북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공간활용이라고 생각한다. 게이밍 노트북은 마우스와 전원 어댑터만 연결하면 어디든 놓고 사용할 수 있지만, 데스크톱은 전원 케이블, 키보드, 마우스, HDMI 케이블, 모니터, 모니터 전원 케이블 등이 필요하다. 배틀필드4, 배트맨: 아캄 오리진 등 최고의 하드웨어가 필요한 게임은 데스크톱에서, 이보다 조금 가벼운 게임을 언제 어디서든 즐기려면 게이밍 노트북이 적절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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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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