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잡이’ ‘삼총사’ 사극 촬영장, 더위와의 전쟁

입력 2014-07-18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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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절실한 요즘, 긴 소매에 긴 바지, 겹겹이 입은 의상으로 여름을 나는 스타들이 있다. 이준기는 KBS 2TV ‘조선총잡이’ 촬영 도중 휴대용 선풍기로 바람을 쐰다. 시원한 음료를 바로 즐길 수 있는 이동식 카페도 대기 중이다. 이진욱은 대형 부채로 더위를 식힌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KBS·커피와그랬대·윌엔터테인먼트

배우는 아이스팩…스태프는 냉장고 바지 사수

분장만 최소 1시간…땀 줄줄 수시로 수정
매니저는 하루 3∼4번 얼음 사다 나르기
커피카 등장 “매일 300잔 거뜬히 팔려요”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 드라마 촬영에 임하는 연기자들에게 여름은 ‘피하고 싶은’ 계절이다. 특히 사극은 야외촬영이 많고 의상과 수염 등 분장으로 체감온도가 더 뜨겁다.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를 시작으로 8월 MBC 새 월화드라마 ‘야경꾼일지’, tvN ‘삼총사’, 9월 SBS 새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까지 사극이 연달아 편성된 가운데 그 촬영현장은 무더위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공간이 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 했던가. 무더위 속 촬영현장의 여름나기 비법을 전한다.


● 의상+수염+가발=‘슈퍼 다이어트’ 효과

‘조선총잡이’의 주인공 이준기는 10일 트위터에 극중 의상 사진과 함께 “이 옷을 입고 낮에 10분만 달려보시면 슈퍼 다이어트의 효과를 보실 수 있다”는 글을 남겼다. 그만큼 땀범벅이 된다는 말이다. 남자 연기자도 전통의상에 도포, 가발을 걸치고 턱수염을 붙인 다음 갓을 써야 한다. 최소 20kg 이상인 무게의 갑옷을 입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다.

여자 연기자의 경우 여름용 치마를 입지만 사극 의상의 특성상 속치마가 여러 겹이라 통풍이 어렵다. 1일 촬영을 시작한 ‘야경꾼일지’의 제작사 래몽래인 관계자는 “올해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벌써부터 더위와 전쟁에 돌입했다”면서 “분장에만 최소 1시간이 걸리는데 땀 때문에 수정 작업이 잦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 선풍기, 부채…“얼음과 그늘을 사수하라”

현장에선 부채와 미니선풍기가 필수 아이템이다. 연기자들은 얇은 아이스팩을 속옷과 겉옷 사이에 붙여 더위를 식히기도 한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땀을 식혀주는 기능성 소재의 쿨웨어를 이용한다.

촬영장 곳곳에서는 매일 얼음 공수 작전이 펼쳐진다. ‘삼총사’ 촬영에 한창인 이진욱 측은 “매니저가 하루 3∼4번 촬영장 주변의 가게나 편의점에서 얼음을 사다 나른다.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항상 채우고 물이나 음식을 시원하게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고 말했다.

스태프의 인기 항목은 목에 감는 아이스팩과 일명 ‘냉장고 바지’. 입으면 냉장고처럼 시원해진다는 ‘냉장고 바지’는 올해 유행 아이템으로, 스태프가 대량 구매해 나눠 입을 정도로 인기다. 촬영중 대기 시간에는 그늘을 사수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조선총잡이’ 제작진은 “얼음물을 항시 대기해 놓고, 대형 천막을 설치해 그늘을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최고 인기는 단연 ‘커피카’

삼계탕 등 보양식을 보내는 팬들의 사랑은 사극 촬영장에선 단비 같은 존재다. 최근에는 밥차 외에도 커피와 샌드위치 등 디저트를 수시로 먹을 수 있는 ‘커피카’가 단연 인기다. ‘조선총잡이’를 비롯해 여러 드라마와 영화 촬영장을 방문하고 있는 디저트 케이터링업체 ‘커피와그랬대’ 한영주 대표는 “보통 촬영장을 방문하면 3∼4시간 정도 머무는데 여름철에는 6∼7시간, 혹은 촬영이 끝날 때까지 있어 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말했다.

당연히 7월 들어 매출도 평소보다 1.5배 늘었다. 한 대표는 “3∼4개 업체로 시작된 ‘커피카’가 촬영장의 인기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최근 후발 주자들도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약 100여명의 일하는 촬영장의 경우 하루 평균 300잔 정도의 음료가 팔린다. 한 대표는 “아이스커피와 에이드, 스무디류를 가장 즐겨 찾는다. 더위에 고생하는 이들의 갈증을 해소해주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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