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큐어 안방 마님’ 김상훈 은퇴, “2·3군서 땀흘리는 후배 보며 결심”

입력 2014-07-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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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스포츠동아DB

김상훈(37·사진)은 2009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때 주전 포수이자 캡틴이었다. 이후에도 오랜 시간 팀을 이끌며 엄격한 선후배 관계가 전통이었던 팀에 모두가 밝게 웃으며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새로운 색깔을 입혔다. 투수가 조금이라도 사인을 잘 볼 수 있도록 하기위해 오른손 손톱에만 진하게 칠했던 매니큐어는 그의 상징과도 같았다. 모기업 자동차 광고 CF 주인공이 된 것도 매니큐어 덕분이었다.

22일 은퇴를 공식 발표한 김상훈은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LG전을 앞두고 훈련 중인 후배들을 돕고 있었다. 이미 시즌 초 은퇴를 결심했고 스카우트 팀과 미국으로 건너가 1개월 동안 트리플A 경기를 지켜보며 외국인선수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김상훈은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 15년 동안 최선을 다했다. 최근 4년 부상으로 제 역할을 다 못한 것이 죄송하다. 1∼2년 더 선수생활을 할 수 있겠지만 2군과 3군에서 정말 열심히 하는 후배들을 보며 그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물러날 결심을 굳혔다. 오랜 꿈이었던 지도자 생활도 정성껏 준비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상훈은 함께 은퇴하는 1년 선배 유동훈(37)과 함께 KIA에 단 2명만 남아있던 ‘해태’출신이었다. ‘해태유니폼을 직접 입었던 마지막 2명이 팀을 떠난다’는 말에 그는 “2000년에 입단했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이제 다시 매니큐어를 손에 바를 일이 없겠다’고 말하자 김상훈은 “많이도 칠하고 지우고 했는데, 이제 아쉬운 작별이지만 손톱에 칠하고 또 칠했던 그 마음은 꼭 간직하고 있겠다”며 활짝 웃었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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