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Plus] ‘전반기만 13승’ 밴 헤켄의 비밀

입력 2014-07-2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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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헤켄.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제구력 위주의 피칭 한계 판단
파워피칭 전환하자 구속 상승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에서 넥센 좌완 앤디 밴 헤켄(35·사진)은 마운드의 지존이었다. 전반기에만 13승(4패)을 거뒀고, 방어율은 2.81로 2관왕이었다. 탈삼진(105개)과 승률(0.765)도 2위였다. 밴 헤켄의 2012년(11승8패 방어율 3.28) 2013년(12승10패 방어율 3.73) 성적도 준수했지만 올 시즌은 더욱 극적인 도약이다. 모든 데이터가 상승한 이유를 찾아가면 결국 직구 구속 상승으로 귀결된다. 35살 나이의 투수의 ‘업그레이드’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 투구패턴의 변화가 몰고 온 몬스터 시즌

밴 헤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특별히 훈련방식을 바꾸거나 대대적인 투구폼 교정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현장에선 직구 구속이 올라갔다고 체감한다. 넥센 내부적으로도 동의한다. 그만큼 직구 구사 빈도가 올라갔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넥센 관계자는 “한국 구단들이 밴 헤켄을 분석하듯 밴 헤켄도 한국 타자를 분석한다. 과거 2년간, 포크볼과 제구력 위주의 피칭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인이 느꼈다. 그 결과, 올 시즌은 역량을 직구에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원래부터 밴 헤켄은 140km대 중반 직구를 던질 수 있었으나 과거 2년은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해왔던 기교파 피칭에 주력했다. 그러다 올 시즌 파워 피칭으로 패턴을 바꿨고, 이것이 대박을 터뜨렸다는 얘기다. 또 지나친 포크볼 위주의 피칭은 직구 구속을 떨어뜨려 투수 생명을 단축시킨다는 이강철 수석코치의 충고를 받아들인 효과도 있었다.


● 심리적 체감과 객관적 기록 사이의 간극

결국 직구를 많이 던지니까 빨라졌다는 이미지를 준 것이다. MBC스포츠+ 차명석 해설위원도 “메이저리그에서는 30세가 넘은 투수가 직구 구속이 올라간다면 약물이 아니면 설명이 안 된다고 본다. 그러나 벤 헤켄은 원래 그 구속을 던졌다”고 말했다. LG 투수코치 출신이라 현장에서 밴 헤켄을 관찰했던 차 위원은 “자주 안 보여줬을 뿐이지 평균구속을 찾아보면 과거 2년과 올 시즌의 차이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 스포츠투아이 분석결과, 밴 헤켄의 2012년 직구 평균구속은 137.7km, 2013년 140.8km로 2014년의 140.7km와 별 차이가 없음이 증명됐다.

더욱 놀라운 점은 7월에도 밴 헤켄의 구위가 떨어지지 않은 대목이다. 이에 대해 차 위원은 “넥센 염경엽 감독이 2013시즌 후 ‘체력이 안 되면 재계약 해주지 않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밴 헤켄이 그 부분에서 준비를 잘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나이트의 방출로 넥센 에이스가 된 책임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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