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사진제공｜KLPGA
성적 나쁠때도 골프가 좋아
김효주의 1인자 등극은 시간문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3승을 기록하며 거의 모든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사실상 ‘지존’이다.
김효주를 1인자로 이끈 원동력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절제’다. 여린 겉모습과 달리 의외로 독하다. 모든 생활은 골프에 맞춰져 있다. 대회 없이 쉬는 날에도 그녀의 생활계획표는 골프로 시작해 골프로 끝난다. 말 그대로 골프에 ‘올인’했다. 김효주는 그 흔한 모바일 메신저도 잘 하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조차 골프다. 친구들과 모여 수다를 떨거나 하지 않고, 쇼핑이나 영화 관람조차 잘 하지 않는다. 유일한 취미는 언니와 함께 있는 시간이다. 골프에 방해가 되는 그 어떤 것도 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골프에 대한 애정이다. 김효주는 쉴 때도 연습장에서 지낸다. 그리고 지금까지 한번도 골프를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해보지 않았다. 오히려 성적이 나쁘면 더 독기를 품는다. 김효주의 매니저였던 강혜원 씨는 “보통 선수들은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때려 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러나 김효주는 아무리 성적이 나빠도 절대로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골프가 제일 좋다’며 골프에 더 빠져든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남다른 마인드다. 성적이 나쁘면 멘탈도 흔들리기 마련. 그러나 김효주는 다르다. 지난해 예상보다 우승이 적었다. 주변에선 “저러다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보통 그런 말은 들으면 더 깊은 슬럼프에 빠질 수 있지만, 김효주는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강 씨는 “많은 프로들을 봤지만 김효주는 마인드가 단순하다. 특히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안 좋은 기억에 대해선 빨리 잊어버리는 성격을 갖고 있다. 그리고 멀리 내다보지 않고 바로 눈앞의 일에만 집중하는 성격이다. 골프선수에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료들의 평가도 비슷하다. 이번 대회 1·2라운드에서 김효주와 함께 경기를 펼친 안선주(27)는 “훌륭한 선수다. 특히 위기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마무리짓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신인 같지 않았고 노련함이 엿보였다. 특히 멘탈적 측면에선 나보다 더 나아보였다. 후배지만, 느낀 점도 많고 배운 점도 많다”고 칭찬했다.
태안｜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