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서 빛난 양상문의 합의판정요청

입력 2014-08-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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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와 넥센의 경기에서 LG가 6-4 승리를 거뒀다. 경기종료 후 LG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5회말 홈 쇄도 이병규 아웃판정 번복
LG 1점차 리드서 2점추가 승기 굳혀

“번복이 되지 않아 두 번째 기회가 사라져도 괜찮다.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가 확신을 갖고 감독을 바라본다면 중계방송을 확인할 필요 없다. 곧장 나가 요청하겠다.”

심판합의판정제도에 대한 LG 양상문 감독의 확고한 소신이다. 두 번째 기회를 아끼기 위해 방송사의 중계방송 리플레이 화면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을 기다리며 주저하는 일부 감독과는 전혀 다른 철학이다. 그 덕분에 양 감독은 7월 22일 ‘한국형 비디오판독’으로 불리는 심판판정합의제도가 시행된 이후 그동안 3번의 요청 모두 번복되지 않는 실패를 맛봤다. 그러나 그는 “상관없다. 한 번은 누구도 확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확인해 보고 싶어 나간 적도 있었다”며 대범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양상문 감독의 4번째 심판합의판정 요청은 4위 롯데를 한 발 더 추격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경기의 승부처에서 나왔다. 그것도 홈 접전에서 이뤄졌다. 결과는 판정 번복, 첫 성공이었다.

4일 잠실구장. LG가 넥센에 4-3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서고 있던 5회말 1사 2·3루에서 채은성의 타구가 2루와 중견수, 우익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졌다. 공은 달려가던 2루수 서건창의 다리에 맞고 굴러갔다. 그 사이 3루주자 박용택이 홈을 밟았고, 2루주자 이병규(7번)까지 홈으로 뛰어들어 슬라이딩을 했다. 그러나 강정호의 홈 송구도 빨랐다. 접전 상황에서 문동균 주심의 판정은 아웃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망설임 없이 그라운드로 나왔고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중계방송 느린 화면은 이병규가 태그에 앞서 절묘하게 홈을 오른손으로 먼저 찍는 모습을 잡아냈다. 결과는 시즌 첫 번째 홈 득점 상황에서의 판정 번복이었다.

LG는 2회초 넥센에 선취점을 내줬다. 선발투수 신정락은 강정호에게 시즌 31호 2점홈런을 허용하는 등 3.2이닝 만에 3실점하면서 강판됐다. 그러나 2회말 황목치승의 2타점 적시타 등 4점을 올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5회 절묘한 합의판정 요청으로 2점을 추가했다. 8회초 추격점을 내주자 봉중근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로 6-4 승리를 거뒀다. 5위 LG는 이로써 4위 롯데에 3게임차로 따라붙었다. 5회 투입된 유원상은 3이닝 동안 볼넷 없이 삼진 3개, 안타 1개로 무실점 호투하며 시즌 4승(3패 10홀드)을 거뒀고,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팀에서 바라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불펜 투수’의 능력을 다시 보여줬다. 봉중근은 시즌 21세이브(1승 4패)를 기록했다.

잠실|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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