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제조기’ 나바로, 우즈마저 지운다

입력 2014-08-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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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당’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런 알짜가 없다. 삼성 용병 나바로가 삼성 역대 2루수 최다홈런(23홈런)을 달성한데 이어 외국인타자 최다득점 기록까지 도전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역대 용병타자 기록 다 갈아치울 기세

현재 90경기 84득점…119득점 페이스
우즈 한 시즌 최다 101득점 경신 전망

벌써 23호…역대 2루수 최다홈런 기대
구단 용병 최고 타율·20-20도 무난


‘팔방미인’ 외국인타자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27)가 국내프로야구 각종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다. 무엇보다 타이론 우즈의 전설까지 돌파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우즈가 2001년 작성한 역대 외국인타자 시즌 최다득점 기록인 101득점을 정조준하고 있다.

나바로는 5일 청주 한화전에서 홈런 2방(시즌 22호·23호)을 포함해 6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6일 청주 한화전에서도 1득점을 추가하면서 올 시즌 84득점을 기록했다. 삼성이 90경기를 치른 상황이기 때문에 나바로는 128경기 체제인 올 시즌 산술적으로 최종 119득점을 기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역대 외국인타자 시즌 최다득점 신기록에 해당된다. 1998년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후 역대 외국인타자 시즌 최다득점 순위를 뽑아보면 2001년 두산에서 활약한 우즈가 작성한 101득점이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100득점 이상도 우즈가 유일했다.(표 참고) 우즈의 뒤를 이어 2008년 한화 클락이 96득점을 올린 것이 역대 2번째 기록이다. 3위는 2001년 한화 데이비스의 95득점이다. 삼성 구단 역사상 외국인선수 최다득점은 2001년 매니 마르티네스가 기록한 93득점으로, 이는 공동 4위에 해당된다. 나바로는 앞으로 부상만 없다면 조만간 마르티네스를 넘어 삼성 외국인타자 시즌 최다득점 기록을 갈아 치우게 된다. 아울러 100득점을 돌파하면서 우즈의 전설도 13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낼 전망이다.

나바로는 리드오프지만 홈런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벌써 23개의 홈런을 날렸다. 이는 역대 삼성 2루수 최다홈런 신기록이다. 김성래 수석코치가 2루수로 맹활약하던 1987년의 22홈런을 27년 만에 넘어서는 새 역사를 썼다. 나바로는 산술적으로 올 시즌 33개의 홈런을 기록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1999년 해태 홍현우가 기록한 역대 2루수 시즌 최다홈런 34개 돌파도 기대해봄직하다. 6월 이후 44경기에서 16홈런을 몰아친 기세를 고려하면 불가능하지만도 않다.

타율 또한 만만찮다. 6일까지 0.329(343타수 113안타)을 기록 중인데, 이 역시 역대 삼성 외국인타자 중 최고 시즌 타율이다. 종전 기록은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인 훌리오 프랑코가 2000년 기록한 0.327. 나바로가 프랑코를 넘어설지도 주목된다.

안정된 2루 수비는 물론 주루플레이도 빼어나다. 도루 14개를 성공해 앞으로 6개의 도루만 추가하면 ‘20-20클럽’도 달성하게 된다.

나바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에 입단할 때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오히려 경력이나 이름값에서는 9개구단 외국인타자 중 가장 떨어지는 선수 중 한 명이어서 저평가 됐다. 삼성팬들은 물론 삼성 구단에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공수주에 걸친 활약상은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선수는 물론 ‘역대급 용병타자’라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청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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